지난 10일(현지시각) 개막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대중화 시대를 앞둔 전기자동차와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이 양대 화두로 등장했다. 특히 다양한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의 자율주행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그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의 자율주행 기술은 가장 앞선 선행 기술로 평가받았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보쉬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배경이다.
보쉬는 자율주행의 토대가 되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시장이 향후 몇 년간 2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쉬의 5000명이 넘는 엔지니어들이 운전자 안전 및 지원 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보쉬의 운전자 지원시스템 매출은 지난해 이미 50억유로를 넘어섰다.
시장의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유로 신차평가프로그램(NCAP)은 이미 신차 평가에서 최고 등급(별 다섯 개)을 획득하려면 운전자 지원 기능이 의무적으로 장착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올해부터는 적어도 한개 이상의 지원 기능이 의무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2016년부터는 예측형 보행자 보호 기능이 의무화된다. 완성차에게는 새로운 규제일수도 있지만, 관련 부품업체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 같은 자율주행 기술은 `완전 무사고 주행`이라는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현재 교통사고의 90% 이상은 사람의 잘못으로 발생하며,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30만명에 이를 정도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쉬는 모든 차량에 자동긴급제동시스템이 장착됐을 경우, 후방 충돌로 인한 부상 사고의 70% 이상이 예방됐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보쉬는 운전자 졸음운전 방지, 예측형 긴급 제동, 차선유지 지원, 접근차량 경고, 공사장 주행지원, 예측형 보행자 보호 기능 등의 기술을 이미 상용화했거나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보쉬는 내년에 교통정체 지원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교통정체 상황에서 차량의 차선 유지를 지원한다. 앞으로 교통정체 지원 기능은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통해 도로 위의 조종사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또 2015년에는 보다 강화된 주차 지원 기능을 선보인다. 이 기능을 통해 혼잡한 차고에서 차를 움직일 수 있는 리모컨 주차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360도 비디오 센서를 통해 주차장에서 스스로 빈 주차공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보쉬는 저속 및 주차 지원에서 벗어나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 기술도 착실히 개발 중이다. 적응형 순항제어 기능과 차선유지 지원 기능을 결합하는 것이 화두다. 이를 통해 보쉬는 2020년까지 고속도로 상에서의 자율주행을 현실화한다는 목표다.
양종석기자 |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