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마트카 개발을 둘러싼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의 힘 싸움이 시작됐다.24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2013 미래 비즈니스 포럼`에서 자율주행차 및 스마트카 개발에 관한 논의가 벌어졌고,이 자리에서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의주도권 싸움이 알려졌다.
갈등이 알려진 건 이 행사의 질의응답 시간에서다. 정부 기관 관계자라 밝힌 한 행사 참가자는"ICT와 자동차의 융합이 잘 이뤄지지 않는데, 실질적으로 이들의 협업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패널로 참석한 7명의 전문가들은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 간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시인했다. 문종덕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카 PD는 "서로가 협조보다는 다 가지려는 행태가 공공연히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편의성과 자율주행의 두 가지 측면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전문가들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자동차 업계에 힘을 싣는 듯한 내용을 언급했다. 자동차가 단지 바퀴 달린쇳덩이가 아니라는 것.
김정하 국민대 교수는 "스마트카는 자동차와 IT가 협력하지 않으면 절대 상용화될 수 없다"고 전제한 뒤"전자업계가 가진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술이 자동차 기술에 보완적으로 접목됐을 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주체가 자동차라고 강조했다.
패널토론 사회를 맡은 선우명호 한양대 부총장 겸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도 "자동차 산업과 전자・IT 산업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초협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스마트카 개발에서 자동차업체에 방점을 찍는 듯 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과거 산자부 시절, 스마트카의 기반이 되는 통신기술의 접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며,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케이스는 GM과 토요타와 같은 자동차업체가 주도한 사례 뿐"이라고 과거의 예를 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그렇지만자동차업계로 수렴되는 주도권 관련 여론에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전자업계 연구원은 "솔직한 말로 전기차를 만드는데 있어 모터 기술 등 전자업계가 축적하고 있는 기술력이 만만치 않다"며 "통신과 센서, 반도체 등은 전자기술로 자동차업계가 따라올 수 없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가 아무리 첨단 기술로 무장하더라도, 섀시나 안전에 관련된 노하우는 자동차 업체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상호 협력 없이는 골프장 카트에 불과한 차만 양산될 것"이라고 우려를덧붙였다.
오준엽 RPM9 기자 i_eg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