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앞차와의 거리를 측정하고 정속 주행을 돕는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 시스템 국산화에 속도가 붙었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국내 대표 부품업체들의 핵심 기술 확보 및 시스템 양산이 이어지고 있다.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향후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지능형 자동차 기술 국산화에도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내년 1분기부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시스템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의 SCC 시스템은 레이더 센서를 이용한 거리 측정값을 이용해 자동으로 앞차와의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주행 중 자동으로 제동 및 가속이 가능하도록 엔진제어시스템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산 고급 승용차에 크루즈 컨트롤 탑재가 확대되고 있지만 통합 시스템은 보쉬·콘티넨털·덴소·델파이 등 해외 업체가 사실상 독점해 왔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통합 시스템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고급 승용차에 이어 중형 및 준중형 승용차로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센싱 성능 향상과 엔진 제어 로직 설계 등 핵심 기술을 완전히 내재화함으로써 전장 시스템 사업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내년 현대·기아차가 출시하는 승용, SUV 등 신차 3종에 이미 탑재가 확정됐다. 시스템의 안전성과 원가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현대모비스는 이미 지난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에 대한 국제 기능안전 표준 인증(ISO 26262)을 획득했다.
또 현대모비스에 앞서 만도도 레이더 센서를 이용한 자동긴급브레이크(AEB) 시스템을 양산하는 등 관련 시스템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만도의 AEB 시스템은 사고 등 전방의 응급 상황 발생 시 긴급 제동을 돕는 시스템으로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점진적으로 탑재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국산화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센싱 및 자동제어 시스템 기술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며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