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대표 차종인 ‘쏘나타’가 7세대로 거듭났다. 1985년 첫 선을 보인 이래 30년만에 700만대 누적 판매를 앞뒀으며, 그동안 현대차의 역사이자 대한민국 경제 성장 척도로 평가받았다.
1985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쏘나타는 현재까지 그 이름을 그대로 유지해 온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다. 당시 이름은 ‘소나타’ 였다. 하지만 “소나 타는 차”라는 놀림이 있어 이듬해 ‘쏘나타’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1988년 쏘나타, 1993년 쏘나타 II, 1998년 EF쏘나타, 2004년 쏘나타(NF), 2009년 쏘나타(YF)에 이르며 디자인과 기술 진보를 거듭해왔다.
■ 1985년, 1세대 이름은 ‘소나타’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는 사람들이 늘었고, 자연스레 중형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에 현대차는 1983년5월 포니에 이은 현대차 두 번째 고유모델이자 최초의 자체 개발 중형차인 ‘스텔라’를 선보였다.
1,400cc, 1,600cc 엔진으로 출시된 스텔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현대차는 1985년 11월 스텔라의 기본 차체에 1,800cc와 2,000cc 2종의 시리우스 SOHC 엔진을 탑재한 ‘소나타’를 출시했다.
`소나타`는 자동 정속주행장치, 파워스티어링휠, 파워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리모컨 백미러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첨단 품목을 탑재했다. 또한 주행 안정성을 강조하며 5단 변속기를 장착한 게 특징.
‘VIP를 위한 고급 승용차’를 제품 콘셉트로 내걸고, 당시 인기배우 신성일이 첫 번째로 계약해서 화제를 낳았다. 출시 이듬해인 1986년 ‘쏘나타’로 차명을 바꿨다.
■ 1988년, 2세대는 첫 중형차 수출의 주인공
현대차는 2세대 쏘나타를 개발하며 중형차 수출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988년6월 출시된 2세대 쏘나타는 철저하게 수출 전략형 중형차로 개발됐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의 비교평가 테스트를 통해 상품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쏘나타는 ‘국산’, ‘혁신’으로 정의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자체 디자인 차종으로, 기존 각진 디자인에서 벗어나 쏘나타의 이미지 혁신과 함께 주행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형대로 바뀌었다. 또한 당시 중형차의 상징과도 같던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눈과 빙판길이 많은 한국의 기후에 최적화했다.
특히 1988년11월16일에는 쏘나타 3,277대가 미국행 배에 선적되며 중형차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는 기록을 갖게 됐다. 이어 1989년 국내 전체 차종 통합 판매 3위를 기록해 수입차와 어깨를 견줬다.
쏘나타는 ▲1.8 시리우스 SOHC ▲2.0 시리우스 SOHC ▲2.4 시리우스 SOHC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1991년, 2세대 부분변경 ‘뉴 쏘나타’
뉴 쏘나타는 1991년2월 선보였다. 현대는 이 시점부터 CI와 함께 새로운 엠블럼을 적용했다.
중형택시 시장을 겨냥해 LPG 연료를 사용하는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고급 대형차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DOHC(Double Over Head Camshaft) 엔진을 국산 중형차 최초로 장착하는 등 쏘나타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한다. 이외에도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 Anti-lock Brake System)와 씨디 플레이어(CDP, Compact Disk Player) 등을 장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뉴 쏘나타는 ▲1.8 시리우스 SOHC ▲2.0 시리우스 SOHC ▲2.0 시리우스 DOHC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1993년, 3세대 ‘쏘나타II’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중형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졌다. 이에 현대차는 대한민국 중형 세단의 역사를 새로 쓴다는 목표 하에 1993년5월 3세대 모델인 ‘쏘나타II’를 선보였다.
이 차는 불과 33개월 동안 무려 60만대가 팔려 중형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도 많은 전문가들이 역대 쏘나타 시리즈 중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을 만큼 출시 당시로선 파격적인 디자인이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SRS 에어백,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 전자식 서스펜션(ECS) 등 첨단기능을 적용했으며, 신냉매 에어컨, 리싸이클 시스템 등으로 친환경성까지 강조했다.
쏘나타II는 이후 그랜저의 전신인 마르샤를 탄생시킨 밑거름이 되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쏘나타라는 브랜드로 세계적 자동차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되었다.
쏘나타II는 ▲1.8 시리우스 SOHC ▲1.8 시리우스 DOHC ▲2.0 시리우스 SOHC ▲2.0 시리우스 DOHC 등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1996년, 3세대 부분변경 ‘쏘나타III’
현대차는 1996년 2월 쏘나타II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쏘나타III를 선보였다. 이차는 같은 해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자동차에 선정됐고, 쏘나타는 1985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11년 만인 1996년 국내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다.
이 차는 전투기 분사구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등 다이내믹한 전면부 디자인이 화제였다. 하지만 헤드램프 디자인이 ‘남성의 상징’을 떠올리게 한다는 논란도 있었다. 현대차 아산공장이 1996년에 완공돼 그 해 11월부터는 이곳에서 본격 생산됐다.
쏘나타III는 ▲1.8 시리우스 SOHC ▲1.8 시리우스 DOHC ▲2.0 시리우스 SOHC ▲2.0 시리우스 DOHC 등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1998년, 4세대 ‘EF쏘나타’- 경쟁이 낳은 걸작
독주하던 중형차 시장에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하자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와신상담한 현대차는 1998년3월 EF 쏘나타를 내놨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EF 쏘나타는 출시 초기 IMF 구제금융으로 인한 경제 여파 때문에 판매가 신통치 않았으나, 이후 1999년2월부터 2000년8월까지 19개월간 연속으로 국내 전 차종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베스트셀링카의 명성을 되찾았다.
쏘나타 앞에 붙은 ‘EF’는 프로젝트명이다. ‘Elegant Feeling(우아한 느낌)’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EF 쏘나타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175마력 2,500cc 델타 엔진과 인공지능 하이벡(HIVEC, Hyundai Intelligent Vehicle Electronic Control)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한국 중형차의 기술력을 알렸다. 또한 엔진 무게를 20% 이상 줄였고, 충돌안전성과 서스펜션 개선을 통해 패밀리 세단의 장점을 갖췄다.
아울러 EF 쏘나타는 다소 파격적이었던 날카로운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볼륨감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클래식한 리어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역대 쏘나타 모델 중 유일하게 뒷 번호판이 트렁크가 아닌 범퍼에 부착됐단 점도 재미있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EF 쏘나타는 ▲1.8 시리우스 II ▲2.0 시리우스 II ▲2.5 V6 델타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2001년, 4세대 부분변경 ‘뉴EF쏘나타’
2001년1월 EF 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출시된 뉴 EF 쏘나타는 기존 EF 쏘나타보다 길이를 35mm 늘렸다. 또한 제동력 보조장치(BAS)가 탑재된 ABS와 운전석 및 동승석 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해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04년 미국 JD파워가 선정하는 신차품질조사(IQS)에서 당당히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이에 대해 ‘개가 사람을 물었다’, ‘지구는 평평하다’는 등의 외신 반응이 잇달아 쏟아졌다.
또한 뉴 EF 쏘나타는 헐리우드 영화 ‘본 슈프리머시’에서 주인공과 암살자의 숨막히는 추격장면에 비중 있게 등장해 전세계 영화 팬들에게 한국 자동차의 존재를 알렸다.
2000년대 초반 현대차 브랜드 가치 혁신의 일등 공신이 된 뉴 EF 쏘나타는 2002년12월부터 중국 공장에서도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지금까지도 중국 현지 전략 중형차로 판매되고 있다.
뉴 EF 쏘나타는 ▲1.8 베타 ▲2.0 시리우스 II ▲2.5 V6 델타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2004년, 5세대 ‘쏘나타(NF)’– 엔진 혁신
NF 쏘나타는 2004년9월 출시됐다. ‘세계 초일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대표차 개발’이 개발목표였다. 프로젝트명 ‘NF’가 의미하는 ‘불멸의 명성(Never ending Fame)’은 쏘나타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자동차로 영원히 그 명성을 이어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특히 현대차는 46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2.0/2.4 세타 엔진을 NF 쏘나타에 탑재했다. 현대차의 엔진 개발 역량이 총 집약된 세타 엔진은 초기 현대차에 엔진을 공급했던 미쓰비시를 비롯해 자동차 종주국인 미국의 크라이슬러에 역수출될 만큼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6개월 동안 2,900억원의 개발비용이 소요된 NF 쏘나타는 첨단 안전장비 등 뛰어난 제품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길이x너비x높이(mm)는 각각 4,800x1,830x1,475로 4세대 모델인 EF 쏘나타 보다 55mm, 10mm, 55mm가 늘어났다.
2005년 6월과 2006년 1월에는 각각 3.3 람다 엔진의 고배기량과 2.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선보이는 등 라인업 확충에도 힘썼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준공과 함께 2005년 5월부터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생산되기 시작돼 북미시장 공략에 더욱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NF 쏘나타는 ▲2.0 세타 ▲2.4 세타 MPi ▲2.0 VGT(디젤) ▲3.3 람다 등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2007년, 5세대 부분 변경 ‘쏘나타 트랜스폼’
2007년 11월 출시된 ‘쏘나타 트랜스폼’은 ‘변화를 넘어선 진화’라는 개발 슬로건 아래 기존 쏘나타의 장점은 계승하면서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보다 경쟁력 갖춘 신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NF 쏘나타 출시 후 3년2개월 만에 선보인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쏘나타 트랜스폼’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쏘나타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독자 개발 2세대 세타 엔진, 디자인 트렌드를 주도하는 내∙외장 스타일, 최첨단 안전∙편의장비를 갖췄다.
특히 2.0 세타Ⅱ 엔진의 경우 최대출력은 기존보다 19마력이 높아진 163마력을 달성했으며, 11.5km/ℓ의 연비를 실현해 동급 최고의 엔진 성능을 확보했다. (자동변속기 기준)
디자인 측면에서도 기존차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외관은 중후한 고급 이미지와 안정감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내부는 한 세대를 앞선 듯한 세련미와 모던함을 더했다.
쏘나타 트랜스폼은 ▲2.0 세타Ⅱ ▲2.4 세타Ⅱ ▲2.0 VGT(디젤)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2009년, 6세대 ‘쏘나타(YF)’– 가솔린에서 터보, 그리고 하이브리드까지…
NF 쏘나타의 후속 모델로 2009년 9월 출시된 6세대 YF 쏘나타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전 모델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역동적이고 유려한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에 쏘나타의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물론, 디자인 호 불호가 갈리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아울러 YF 쏘나타는 2.0 세타Ⅱ 엔진과 2.4 세타 GDi 엔진을 적용해 엔진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이후 YF 쏘나타는 2012년 2월 2.0 누우 엔진이 2.0 세타 엔진을 대체했으며, 2011년 7월에는 2.0 세타Ⅱ 터보 GDi 엔진이 2.4 GDi 엔진을 대체하며 더욱 강력한 성능을 확보했다.
가족형 세단으로 30대 후반, 40대 초중반의 가장에게 인기가 많았던 YF 쏘나타는 새로운 디자인과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3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고객층에게 어필했다.
이밖에도 YF 쏘나타는 중국에서 현대차 중형 모델로는 최초로 10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북미 지역의 각종 자동차 전문지 및 조사기관의 패밀리 세단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베스트 중형차로서 쏘나타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다.
특히 YF 쏘나타는 2011년 5월 국내 최초의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YF 쏘나타는 ▲2.0 세타Ⅱ ▲2.0 누우 ▲2.0 세타Ⅱ 터보 GDi ▲2.4 세타Ⅱ GDi등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 2014년, 7세대 ‘쏘나타(LF)’– 기본기에 집중
2014년 3월 7세대로 새롭게 태어난 LF 쏘나타는 디자인, 주행성능, 안전성에 이르는 전 부문에서 현대차의 최신 기술력이 모두 집약된 중형 세단이다.
현대차가 LF 쏘나타를 개발하며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바로 디자인, 주행성능, 안전성 등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한 차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경험과 감동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본기 혁신’을 화두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반영한 보다 정제되고 품격 있는 디자인 ▲운전자의 감성품질을 극대화한 인간공학적 설계 ▲차체강성 강화 및 플랫폼 개선을 통한 동급 최고의 안전성과 역동적인 주행성능 구현 ▲실용영역 중심의 동력성능 개선 및 연비 향상 등을 통해 현대차가 지향하고 있는 미래의 방향성을 완벽히 구현했다.
LF 쏘나타는 ▲가솔린 누우 2.0 CVVL ▲세타Ⅱ 2.4 GDi ▲누우 2.0 LPi 등 총 3개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신형 쏘나타’에 탑재된 누우 2.0 CVVL 엔진은 최고출력 168마력(ps), 최대토크 20.5kg•m의 동력성능과 12.1km/ℓ의 공인연비를 낸다. (자동변속기, 16/17인치 타이어 기준) 현대는 차체 무게가 늘었음에도 연비가 1.7% 좋아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고배기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롭게 탑재한 세타Ⅱ 2.4 GDi 엔진은 최고출력 193마력(ps), 최대토크 25.2kg•m, 연비 11.5km/ℓ의 엔진성능을 갖췄으며, 누우 2.0 LPi 엔진은 최고출력 151마력(ps), 최대토크 19.8kg•m의 동력성능에 연비는 기존 대비 3.2% 증가한 9.6km/ℓ를 달성했다. (자동변속기 기준)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