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영화

[ET-ENT 영화] ‘등산남녀’(감독 류동길)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23)

발행일 : 2017-02-05 13:26:01

류동길 감독의 ‘등산남녀(Strangers On A Mountain)’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영화의 첫 느낌은 푸름과 상쾌함이다. 갑자기 산속으로 공간이동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거기는 길이 아니라고 말하는 여자의 중의적 표현

‘등산남녀’에서 자살을 결심하고 산으로 온 등산남(이승찬 분)은 우연히 등산녀(박세인 분)과 마주친다. 산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친숙함과 동질감을 여자는 가지는데, 남자는 자신의 계획이 실행되지 못한 멋쩍음을 느낀다.

여자는 남자에게 거기 길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여자의 말은 중의적 표현으로 들릴 수도 있다. 남자가 지금 간 곳은 길이 아니라는 의미와 지금은 죽으러 가야 하는 길이 아니라는 의미로 여겨진다.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산 위에 올라가 경치를 바라보며 “나쁘지 않죠?”라고 남자에게 말하는 여자의 대사를 포함해 ‘등산남녀’의 많은 대사들은 중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등산남녀’에서 눈으로 보이는 것과 그 안에 내포된 의미는 재미있게 전달되기도 한다.

◇ 결정적인 순간에 내 삶을 흔든 사람이 나타나다

‘등산남녀’는 아슬아슬함과 천진난만함을 오가는 작품이다. 의도했든 아니었든 여자는 남자의 삶에 의미를 찾게 만든다. 갑자기 피리를 불기도 하는 여자에게 정체가 뭐냐고 묻는 남자처럼, 관객들도 여자의 정체가 궁금해질 것이다.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등산남녀’를 보면 “엇, 끝났어?”라는 말이 튀어나올 수 있다. 한참 재미있어지는데 마무리됐다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단편영화의 집약된 묘미를 느낄 수 있는데, 등산남녀 단편영화 시리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지금 등산하고 있는 모습을 계속 이어가도 좋을 것 같고, 두 사람의 만남에 새로운 엔진을 장착해도 좋을 것 같고, 다른 산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나도 좋을 것 같다. 산에서 삶을 마감하려는 또 다른 등산녀를 만나 기존의 등산남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등 등장인물을 이어가며 새로운 단편을 만들다가 처음 등산녀가 다시 등장하며 시리즈를 마무리해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등산남녀’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