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요한 감독의 ‘PINBOY’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제목처럼 볼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코믹과 스릴러가 접목해 반전의 묘미를 주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승부욕과 승부에 대한 내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PINBOY’는 이런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영화이다. 볼링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더욱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 스포츠와 함께 한, 코믹과 스릴러의 접목
볼링은 스포츠이다. 30년 전에는 고급 스포츠였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다. 다른 사람과 관계없이 스스로 하는 경기이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종목이다.
승부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 프레임마다 점수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종목이다. ‘PINBOY’는 이런 볼링의 특성에, 코믹과 스릴러가 접목된 영화이다.
현재의 승부에 집중하면서도 언제 스릴러로 변할지 모르는 긴장감을 영화는 전달하고 있다. 배경음악과 음향효과는 등장인물들의 동작에 따라 밀접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 무대 밖 주인공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무대에 주인공이 있고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듯이, 볼링장에 오는 손님이 주인공이라면 핀보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PINBOY’의 김선우(강태영 분)는 볼링장의 주인공으로도 활약한다는 점은 의미 있게 생각된다.
험악한 박준만 과장(김도현 분) 앞에서 내기의 배당 금액을 높여 말하는 용기를 발휘하고, 부하1(이승희 분)과 부하2(박상윤 분)를 제압하는 놀라움도 발휘한다. 중요한 순간에 긴장해 제 역할을 못한다고 혼내던 볼링장 사장(이문수 분)에게 진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PINBOY’는 가볍게 즐기며 볼 수도 있고, 긴장감을 가지고 집중해서 볼 수도 있는 작품이다. 두 경우 느끼는 감정은 달라지겠지만, 각각의 재미가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