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ALi)의 첫 전국 단독 투어 콘서트 ‘알리자 콘서트’ 성남공연이 4월 22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졌다. 오름기획 주최, ㈜드봄, 쥬스엔터테인먼트 주관, ㈜타입커뮤니케이션 제작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알리의 가창력과 무대구성력, 그리고 아티스트 알리와 인간 알리의 매력을 동시에 보여준 시간이었다.
공연 초반 하이힐을 신고 무대에 오른 알리를 보며 한 관객은 “하이힐 속에 가두기엔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는데, 알리는 무대에 맨발로 등장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했다. 본지는 ‘알리자 콘서트’를 2회에 걸쳐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관객의 마음속으로 훅 들어가는 알리
‘알리자 콘서트’에서 알리는 오프닝 영상에 이은 ‘소원을 말해봐’, ‘Carry On + 서약’, ‘비와 당신의 이야기’ 세 곡을 연이어 들려준 후, “알리하면 생각나는 음악은?”이라는 주제로 자신과 자신의 노래에 대한 퀴즈를 내고 관객들이 맞히는 시간을 진행했다.
알리를 대표하는 장르인 이별노래는 ‘펑펑’, ‘365일’, ‘상처’, ‘지우개’, ‘별짓 다해봤는데’ 등 많이 있는데, 초성 듣고 노래 맞추기 시간에 알리는 ‘또 생각이 나서’를 속삭이듯 불러주기도 했다.
알리는 정답을 맞힌 관객과 인터뷰를 했는데, 2층 관객이 정답을 맞혔을 때 마이크가 2층으로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리자 2층의 관객은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크게 알리를 향해 소리치며 대답했다. 이때,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 하던 알리도 마이크를 치우고 큰 육성으로 2층 관객과 대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알리는 순간적으로 관객과 눈높이를 맞췄는데, 많은 라이브 공연을 통한 노하우일 수도 있지만 알리의 인간성과 내면을 바로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녀의 노래가 심금을 울린 이유는 감성의 코드와 높낮이를 맞추기 때문도 느끼게 됐는데, 마이크 없이 이야기한 2층 관객과 같은 조건을 만들어 마이크를 치우고 이야기한 알리는 음악 콘서트를 토크 콘서트, 심리학 콘서트 못지않은 힐링과 공감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그녀의 마인드와 음악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한 시간이었다.
2층, 3층 관객들도 참여시킬 줄 아는 알리는 대화 자체를 잘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행복해지도록 눈높이를 맞춘 대화를 한다는 점이 주목됐다. SBS 파워FM '애프터 클럽' DJ로도 활약하는 알리가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면 좋겠다고 생각됐다.
◇ 말할 때 허스키한 음색,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맑아지는 목소리
알리는 허스키한 음색으로 속삭이듯 노래하기도 했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발산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 판소리, 민요를 배웠다는 알리는 ‘춘향가’ 중 ‘사랑가’의 일부를 즉석에서 무반주 라이브로 부르며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알리 외모와 목소리에 대해 알리를 잘 모르고 ‘알리자 콘서트’에 참여했을 경우 고정되지 않은, 어떻게 보면 평범한 목소리와 외모를 가졌다고 느낄 수도 있다. ‘알리자 콘서트’ 성남공연에 참석한 한 관객은 “알리는 목소리가 딱 어떤 목소리인지 모르겠어서 어떤 노래이든지 잘 어울린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는 목소리를 알리는 가지고 있다.
알리의 이런 면은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불러도, 어떤 스타일의 옷으로 갈아입어도 그때그때 알리답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알리는 신인가수는 아니지만, 신인처럼 어떤 색깔을 입혀도 소화할 수 있는 깨끗하고 유연성 많은 아티스트라고 생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리는 노래를 알리식으로 소화하기, 알리식 샤우팅으로 감동주기를 했는데, ‘남행열차’는 트로트 가사를 가지고 재즈의 감성으로 노래했고, ‘사랑의 배터리+엄지척’을 통해 정통 트로트에도 알리가 얼마나 잘 스며들 수 있는지 들려줬다.
‘알리자 콘서트’ 성남공연의 알리를 보면 노래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퍼포먼스나 변형이 알리에게는 자유로운 것으로 보였다.
알리는 랩 부분을 할 때는 랩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하기도 했는데 무척 인상적이고 강렬했다. 알리 자신만의 색깔을 이렇게 표현해 독특함과 함께 관객들이 알리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만들었다. 어마어마한 가창력을 발휘한 알리는 마치 여고생이 생목으로 노래 부르는 것처럼 음악을 청순하게 소화할 때도 있었는데, 그녀의 내면과 정신세계가 궁금해졌다.
‘무인도’의 경우 “파도여”를, ‘사랑으로’에서는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부분을 편곡해 3번 반복하며 알리식 3단 고음을 들려줬는데, 자신이 감정을 쌓아 발산하고 싶은 부분에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알리는 노래뿐만 아니라 관객의 마음까지 모두 사로잡고 있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