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승승장구하던 혼다코리아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며칠 전 불거진 차체 부식 논란이 그것이다. 어제부로 몇몇 매체에서 이를 보도했으나 이는 CR-V에 국한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본지 조사 결과 현재 혼다가 국내에 판매 중인 차 가운데 CR-V 외에 어코드, 시빅도 차체 부식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혼다 관련 동호회에서는 CR-V 부식 보도가 나가자 “내 차도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어코드 동호회에는 녹이 대시보드 안쪽과 아래쪽, 서스펜션, 엔진룸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는 내용이 게시판에 상당수 올라와 있다.
올해 5월에 차를 인수했다는 어느 어코드 동호회 회원은 “북미 생산 차량만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일본 생산차인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도 녹이 있는 걸 확인했다”고 글을 올렸다.
또 어느 회원은 “선루프 안쪽에도 녹이 생기는 것 같다”면서 꼼꼼히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녹 문제는 CR-V와 어코드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시빅을 인수했다는 어느 회원도 자신의 차에 녹이 생겼다며 거의 모든 혼다 차량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BMW코리아가 시판한 3시리즈의 경우 앞좌석 시트 프레임에 녹이 발생해 리콜이 실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혼다 차종의 경우는 차체 전반에 걸쳐 녹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트는 떼어내서 교체하면 되지만, 차체에 녹이 발생할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동호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는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CR-V뿐 아니라 어코드 등 시판하는 모든 차량을 전수 조사하고 있으며, 어떤 이유로 문제가 됐는지 본사에 질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보면, 차량 인도 시 이미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7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해 보상 또는 무상수리, 차량교환, 구입가 환급을 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따라서 최근 혼다 차량을 구입한 오너들의 차량 교환 또는 환불 요청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혼다코리아는 올해 1~7월 기간 동안 638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81.2%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에 녹 문제가 드러난 어코드 2.4가 2850대 팔렸고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1377대, CR-V는 1065대가 판매됐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