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혼다 CR-V의 차체 부식 문제와 관련해 공식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혼다의 중형차 어코드에 대한 부식 신고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코드 부식 문제는 지난 10일 본지가 최초로 보도한 이후 국토부 자동차 리콜센터에 신고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운전자들은 주로 스티어링 휠(핸들) 하부 쪽 내부 용접 부위에 부식이 발생했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엔진룸 안쪽이나 서스펜션에도 부식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이 확인된 부분은 운전석 페달 위쪽이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으며, 이 때문에 상당수 어코드 오너들은 카메라나 핸드폰을 해당 부위 쪽에 집어넣어 촬영해본 후 부식 부위를 확인하고 있다. 어느 운전자는 “보이는 부위가 이 정도인데 대시보드를 뜯어보면 얼마나 부식됐을지 한숨이 나온다”고 토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부식의 경우 수리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눈에 보이는 부위만 녹을 긁어내고 방청오일을 바르고 수리를 끝낸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녹이 퍼졌을 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동호회원들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차체 부식은 여러 곳에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외판보다는 섀시 구조물에 생겼을 경우가 문제다. 외판 부식은 교체하면 해결되지만, 섀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섀시에 부식이 생기면 차량 충돌 사고 때 더욱 치명적이다. 때문에 부식이 심각할 경우에는 차량 교체가 거의 유일한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어느 어코드 동호회 회원은 “국산차가 마음에 안 들어 혼다 차량을 구매했는데, 부식 문제가 발생해 ‘멘붕’ 상태”라면서 “혼다코리아에서 조속한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어코드 오너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마음에 들어 계약을 했는데 기사를 보고 계약을 취소했다”면서 “토요타 캠리나 닛산 알티마 등 다른 차종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현재 혼다코리아 측은 CR-V 외에도 어코드, 시빅 등 한국에 시판하는 전 차종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의 조사도 CR-V 외에 혼다의 전 차종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