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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화유기’(4-2) 이승기의 리비도적 자아와 반리비도적 자아

발행일 : 2018-01-11 00:24:44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제4회까지의 진행을 보면 이승기(손오공 역)의 내면 심리가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3회 방송에서는 “혼자 두지 않는다.”, “혼자 있고 싶지 않다.”라는 개념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성을 다뤘는데, 사람이 사람을 끌리게 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관계성이라는 것과도 연결된다.

본지는 심리학 이론 중 관계성에 중심을 둔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을 ‘화유기’에 적용해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를 분석함과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갈등의 구도를 파악하고 예측할 예정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로날드 페어베언(W. Ronald D. Fairbairn)의 ‘분열성 양태(split position)’ 모델,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의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 도날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의 ‘참 자기(true self)와 거짓 자기(false self)’, 하인즈 코헛(Heinz Kohut)의 ‘자기대상(self object)’ 개념을 기준으로 차례로 살핀다.

◇ 로날드 페어베언의 리비도적 자아/흥분시키는 대상, 반리비도적 자아/거부의 대상

페어베언 분열성 양태 모델의 핵심은 리비도적 자아/흥분시키는 대상, 반리비도적 자아/거부의 대상이다. 용어를 적용함에 있어서 반드시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페어베언에게 리비도는,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말했던 쾌락 추구가 아닌 대상 추구라는 점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분열성 양태 모델은 완전한 고유의 자아는 본래 고유의 대상인 다른 사람과 완전하고 문제없는 관계를 리비도적 연결로 형성하고 있다고 전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상과의 완벽한 리비도적 연결이 침해받을 경우, 자아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아와 대상을 각각 견딜 수 있는 부분과 견딜 수 없는 부분으로 나눈다.

자아는 견딜 수 있는 부분인 ‘리비도적 자아’와 견디기 힘든 부분인 ‘반리비도적 자아’로 분리되는데, 이는 각각 대상이 되는 타인의 부분인 ‘흥분시키는 대상’과 ‘거부의 대상’과 연결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강하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나의 부분인 ‘리비도적 자아’는 나를 애타고 감질나게 만드는 타인의 부분인 ‘흥분시키는 대상’과 연결된다. 그렇지만 의존적인 나에 대한 혐오와 거부 또한 같이 형성되는데 나의 부분인 ‘반리비도적 자아’가 돼 상대방을 ‘거부의 대상’으로 대하게 된다.

리비도적 자아와 반리비도적 자아는 모두 나라고 볼 수도 있고 내 안에 있는 나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흥분시키는 대상과 거부의 대상 역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고, 그 사람 내면에 있는 다른 면을 뜻한다고 볼 수도 있다. 원래의 자아와 대상이 나눠진 것이기 때문에 같은 결국 같은 사람의 다른 면인 것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원래의 개념이 아닌 다른 개념으로 적용된, 이승기의 리비도적 자아와 반리비도적 자아

‘화유기’에서 금강고라는 팔찌를 찬 이승기는 오연서(진선미 역)를 사랑하게 된다. 일반적인 예로 분열성 양태 이론을 적용하려면 이승기와 진선미는 완전하고 문제없는 관계였다가 그 관계에 금이 가면서 견딜 수 있는 부분과 견딜 수 없는 부분으로 나눠져야 한다.

그러나 이승기는 처음에 오연서를 잡아먹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했다. 자기의 염력을 높이기 위해 오연서가 맡은 삼장은 완벽한 먹잇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랑의 족쇄인 금강고를 차면서부터 완벽하게 잡아먹을 수 있는 대상이었던 오연서는, 아직도 먹고 싶은 욕구가 남아있는 대상임과 동시에 금강고에 의해 사랑하게 되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대상이 된 것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오연서를 완벽한 먹잇감으로 봤을 때, 이승기의 리비도적 자아는 오연서를 먹는 것이고 반리비도적 자아는 사랑하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마음을 주체할 수 없게 빠져드는 것이다.

‘화유기’에서 오연서에 대한 이승기의 반응은 리비도적 자아, 반리비도적 자아의 기본편이 아닌 반대로 적용한 응용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두 가지 마음의 상충을 뜻하는 양가감정을 이승기는 느끼는데, 리비도적 자아와 반리비도적 자아의 갈등인 것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한 번 틀어진 개념을 또다시 틀어서 해석할 수도 있다. 삼장과 제천대성 손오공은 하늘에서 정해준 완벽한 협력관계였다고 받아들일 경우 정반대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승기와 오연서의 시작을 완벽한 먹잇감이라고 하지 않고, 인간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정해준 완벽한 협력관계라고 가정할 경우 분열성 양태 모델을 정반대로 적용할 수도 있다.

둘의 완벽한 협력관계가 완전하고 협력적인 관계라고 가정할 경우, 요괴의 습성상 삼장을 먹고자 하는 욕구는 관계를 깨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럴 경우 금강고에 의해 오연서에 대한 마음인 리비도적 자아가 명확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제4회에서 이승기는 자기의 본마음과는 다르게 오연서에게 “널 지키는 건 오로지 금강고야.”, “팔찌를 빼줬으면 바로 너를 죽였을 거야.”라고 말한다. 이는 금강고에 의해 오연서에 대해 발현된 사랑의 마음을 거부하고자 하는 이승기의 반리비도적 자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오연서가 이세영(좀비 소녀 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홍기(저팔계 역), 장광(사오정 역), 이엘(마비서 역), 성혁(동장군 역), 차승원(우마왕 역) 등과는 단톡방을 개설했는데 이승기는 초대하지 않았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 사실을 알게 된 이승기는 절대 자기를 단톡방에 초대하지 말라고 반복해 말하면서도 초대해주기를 바라는데, 자존심 때문에 튕기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반리비도적 자아의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화유기’에서 이승기는 한동안, 어쩌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반대되는 양쪽 감정인 양가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승기의 리비도적 자아와 반리비도적 자아가 통합될 때가 ‘화유기’의 종방일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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