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7만8133대의 차를 판매해 2위인 BMW그룹(5만4574대)과 큰 격차를 보이며 4년 연속 수입차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벤츠의 이러한 성장에는 SUV 라인업이 큰 기여를 했다. BMW나 아우디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SUV 라인업을 보강하면서 새로운 고객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벤츠의 SUV 중에는 GLC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벤츠 최고 인기 차종인 E 클래스를 제외하면 GLC 쿠페가 단일 차종으로 가장 많이 팔릴 정도. 국내 데뷔 이후 누적 판매는 2만4260대에 이른다.
2016년 등장한 GLC는 최근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또 한 번 진화했다. 신형 GLC는 내외관을 새롭게 꾸미고 안전·편의장비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주간주행등의 크기를 키운 헤드램프는 눈매가 더욱 또렷해졌다. 각 LED를 개별 조정해 교통상황에 대응하는 멀티빔 LED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뒷모습은 새로운 범퍼 디자인과 LED 테일램프로 단장했다.
센터페시아의 스크린은 터치스크린이 적용됐고, 터치패드로 조작성을 더욱 향상시켰다. MBUX 음성 제어기능도 당연히 추가됐다. 시간이 촉박한 시승회에서는 기능을 다 확인할 수 없었으나, 추가 시승을 통해 기능의 정확도를 확인해볼 생각이다.
이번에 선보인 뉴 GLC는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만 장착했다. GLC의 전신인 GLK가 4기통 2.2ℓ 디젤 터보 엔진 한 가지만 얹었던 것에 비하면 변화의 지향점이 뚜렷하다. GLC는 초기에 GLK의 170마력 디젤 파워트레인을 물려받았다가 이후 같은 배기량의 고성능 버전인 204마력 250D, 367마력 V6 가솔린 GLC 43,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350e 등으로 가지치기 모델이 추가됐다. 따라서 이번 뉴 GLC도 다양한 추가 라인업이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258마력 엔진을 얹은 GLC 300 4매틱 쿠페는 1805㎏의 차체를 여유 있게 이끈다. 진동과 소음이 철저하게 억제된 실내에는 음악소리만 잔잔하게 들린다. 구형에서도 사용한 9단 자동변속기는 엔진 힘을 잘게 쪼개 열심히 바퀴에 전달한다.
앞 235/55R19, 뒤 255/50R19 사이즈의 타이어와 멀티링크 타입 서스펜션은 찰떡궁합이다. 다이내믹 셀렉트를 통해 컴포트, 에코, 스포츠 모드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엔진과 변속기뿐 아니라 서스펜션까지 개입하기 때문에 각 모드별로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복합 인증 연비는 GLC가 9.8㎞/ℓ, GLC 쿠페가 9.7㎞/ℓ다. 구형 GLC 220 D의 12.9㎞/ℓ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가솔린 엔진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도심에서는 9.1㎞/ℓ, 고속도로는 10.9㎞/ℓ인데, 정속주행을 많이 하면 12~13㎞/ℓ 정도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신형 GLC의 프리미엄 모델은 최신 버전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Driving Assistance Package)를 기본으로 탑재해 운전자 편의를 높였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에 포함된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Active Distance Assist DISTRONIC)은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 속도 조절 및 제동, 출발까지 지원한다. 개선된 교차로 기능이 적용된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Active Brake Assist)는 운전자가 코너 진입을 위해 차량을 감속 및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킨 상황에서 반대 차선에서 다가오는 차량이나 자전거와 충돌을 감지할 경우 시각적, 청각적 경고 및 반자율제동을 지원한다. 게다가 시동을 끈 후에도 3분간 하차 경고 어시스트 기능이 활성화돼 차량 내부 탑승객이 하차할 때 약 7㎞/h 이상의 속도로 지나가는 보행자, 자전거, 자동차 등을 감지해 사각지대 어시스트 경고등과 함께 실내에서 청각적 경고를 통해 잠재적인 위험을 알린다.
프리-세이프 플러스(PRE-SAFE PLUS)는 후미 충돌이 임박한 경우 이를 인식해 후면부의 위험 경고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신호를 보내 후방 차량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충돌 가능성이 감지되면 시스템이 브레이크를 단단하게 적용해, 후방 차량과의 충돌로 인한 흔들림과 목뼈 손상의 가능성을 낮춰주며 교차로에서 보행자나 전방 차량과의 이차 충돌 발생 가능성도 낮춰준다.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에너자이징 패키지는 조명과 온도 조절, 어울리는 음악 및 동영상 선택, 앞좌석의 난방까지 다양한 요소를 하나로 통합해 운전자의 감각이 편안해지는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돕는다.
뉴 GLC는 4종류의 모델이 있는데, GLC 300 4매틱은 7220만원이고, 프리미엄은 7950만원, GLC 4매틱 쿠페는 7650만원, 프리미엄은 8300만원이다. 각종 편의장비가 추가됐는데 가격은 구형과 큰 차이가 없다. 가격대가 비슷하다고 제네시스 GV80과 비교하는 이들이 있는데, 두 차는 클래스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아니다. 벤츠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뉴 GLC가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엔진/미션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또 한 번 진화한 글로벌 베스트셀러.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