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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도깨비’(10) 심쿵 공유가 심멎 공유로

발행일 : 2017-01-01 01:41:02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제10회는 심쿵 공유가 심멎 공유로 또 한 단계 발전한 시간이었다. 연애 숙맥이 여심을 흔드는 매력남이 되더니, 이제는 심쿵을 넘어 심멎까지 숨겨둔 매력을 모두 발산하고 있다.

심쿵은 심장을 쿵쾅쿵쾅거리게 만든다는 뜻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고, 심멎은 심장을 멎게 만든다는 뜻으로 심장이 멎을 정도로 멋있고 인상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는 캐릭터와 사건이 머물러 있지 않고 질주하며 확장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처럼 변하는 것이 아니라 돌이켜보면 암시와 복선이 깔려있다는 것을 인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치밀한 구성력을 보여준다는 점이 돋보인다.

◇ 작은 반전을 위해 암시와 복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도깨비’

과거에 영화, 드라마는 반전이 있어야 제멋이라는 의견과 평가가 많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큰 반전이 없이 이야기가 흘러가기도 하고, 갑자기 만들어진 반전에 시청자들이 좋아하기보다는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 심지어는 속았다는 배신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반전이 일어난 후, 반전을 포함한 이야기와 그 상태에서 다시 반전을 뺀 이야기가 모두 개연성이 있을 때 시청자들은 반전의 매력을 느낀다. 반전을 알고 난 후 반전을 뺀 이야기는 단지 드라마적 트릭이었다고 느껴지면, 그간 느꼈던 감동이 사드러들 수도 있다.

따라서 현대의 작품에서 반전은 그냥 단순히 번복해 반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되돌이켜 봤을 때도 수궁할 수 있는 치밀함을 포함해야 한다. ‘알고 보니 꿈이었다’, ‘그냥 상상이었다’와 같은 결말은 시청자들과 절교하게 만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는 제1회부터 과거 장면에서 왕(김민재 분)과 김신(공유 분)의 대비를 보여줬다. 그런데, 이번 회에는 둘 사이에 중요하게 끼어들어 있는 인물인 박중헌(김병철 분)을 부각했다.

같은 장면을 반복해 보여주면서, 왕과 김신의 관계를 확정적으로 알려주는 것 같았는데 이제 그 둘 사이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에 시청자들은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런데, ‘도깨비’는 과거 회상 장면에서 점차 박중헌의 비열한 웃음을 살짝씩 보여줬다. 이런 예방주사는 반전이 있은 후 시청자들에게 암시였다는 것을 떠오르게 만든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어린 왕이 김신을 시기해 죽인 내용만 여러 차례 반복해 나오는 것 같았지만, 그 사이에 반전을 위한 암시 또는 복선을 제작진은 치밀하게 배치한 것이다. 그리고, 박중헌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과거의 왕과 김신이 현재에 화해할 수 있는 개연성을 확보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전개로 느껴지지만, 그 안에 인과관계를 연결하는 논리가 들어있다는 점은 놀랍게 여겨진다.

이번 회에는 김은숙 작가의 장점인 반전을 통해 작은 감동을 또 발견할 수 있는데, 김고은(지은탁 역)과 친구가 된 도서관 귀신이 엄마 지연희(박희본 분)의 친구 고정현이었다는 것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갑자기 엄마 친구가 자신의 수호천사 역할을 했다면,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순간 매우 껄끄러울 수도 있는 대목인데, 그 이전부터 고정현은 김고은에게 꽃 사서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고 했었다.

‘도깨비’는 작은 갈등은 회를 넘기지 않고 바로 해결하고, 암시와 복선을 그 이전 회차의 방송에서 충분히 배치하고 반전을 꾀한다는 점이 무척 돋보인다. ‘도깨비’는 한 회 한 회가 모두 영화 같으면서도, 전체적인 흐름은 드라마적 일관성을 갖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고은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하는 것은 흥미롭다. 엄마의 친구가 이모가 아닌 자신의 친구가 되고, 본인의 조상의 조상보다 더 나이가 많은 공유와 정말 알콩달콩한 데이트를 한다. ‘도깨비’는 도깨비와 저승사자, 귀신을 보고 같이 어울리는 능력만 판타지가 아니라, 나이를 초월한 케미도 중요한 판타지이다.

◇ 과거 인물에 대한 상세한 조명

전 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육성재(유덕화 역)와 이엘(삼신할매 역)이 이번 회에는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등장하기는 했지만 과거와 관련된 일로 연관되지는 않았고, 이엘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았다. 의미 있게 등장하는 장면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제작진이 등장하는 장면을 없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완급조절과 집중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대신 그동안 분량이 적었던 사람에게 집중한다. 중반을 넘은 이야기가 마지막으로 달려가기 위해 새로운 갈등,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제9회 이슈와 집중은 육성재, 이엘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인물이었다. 제10회 이슈와 집중은 김소현(왕비 역). 김병철로 과거의 인물이다.

과거의 인물에 대한 상세한 조명은 과거와 현재의 사건과 인물에 대한 그간의 퍼즐을 확인하면서 정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호기심을 던져놓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고 나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도깨비’의 시청자에 대한 대화법은 짚고 넘어갈 만하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그간 무척 아쉬웠던, 이동욱과 유인나 분량 확대

이번 회에는 그간 아쉬웠던 이동욱(저승사자 역)과 유인나(써니 역)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시청자의 갈증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 김민재와 김소현의 분량이 같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드라마 속에서 김소현의 통통 튀는 밝은 성격과 유인나의 직선적인 매력은, 사랑스러우면서도 똑 부러진 긍정적인 여성상을 제시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20살이 된 김고은은 낭만적 첫술을 마시며 도처에 낭만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공유와 김고은의 키스신을 바로 보여주지 않고, 그 이전에 공유의 액션신이 펼쳐지는 디테일은 무척 돋보인다. 심쿵 공유를 심멎 공유로 만들며 감정을 쌓아가는 것은, 시청자들을 정말 몰입하게 만든다.

공유가 김고은의 머리를 쓰담쓰담하고, 액션신을 펼치는 것처럼, 만화 또는 시트콤 같은 장면의 재미도 쏠쏠하다. 감정을 점층적으로 쌓아가면서도 완급조절을 통해 피로감이 쌓이지는 않도록 만든다는 점이 돋보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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