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제5회를 걸쳐 제6회까지 이어지는, 다른 사람의 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공유(도깨비 역)의 모습은 한 편의 광고처럼 느껴진다.
공유와 김고은은 속마음을 직접 표현하기도 하지만,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드라마에 대한 감동은 물론 직접 시청할 때 가장 많이 생기지만, 관련 기사를 비롯한 글을 보면서도 감동이 소환되기도 한다.
◇ 영화 스포일러에는 그렇게 민감한 관객들, 드라마 스포일러에는 무척 관대한 시청자들
리뷰를 쓰며 반응을 보면 영화와 드라마가 무척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관객들은 영화 스포는 극도로 싫어하며, 스포가 있는 글에 악플을 달고, 먼저 영화를 본 지인이 스토리를 말하려고 하면 절대 말 못하게 막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드라마가 끝난 후, 혹은 본방 시간 중간에 나오는 많은 기사는 대부분 이번 회에 어떤 스토리가 있었는지 무척 소상하게 적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적는 글도 있고, 장면을 대본처럼 자세하게 적는 글도 있다.
놀라운 것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이런 스포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댓글에 스포에 대한 불평은 찾아보기 힘들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채팅 창에는 지나간 스포를 넘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도 활발하게 토의되고 있다. 작가들은 대중들의 이런 적극적인 반응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차이는 왜 발생할까? 영화 관객과 드라마 시청자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일까? 영화는 개봉일이 정해져 있지만 관객들은 시간상 순차적으로 영화를 본다. 드라마는 물론 재방이 있고 다른 매체로 시청도 가능하지만, 무척 많은 사람들이 같이 보는 본방이 있다.
영화는 개봉일에 많은 관객이 관람했다고 볼 수 없지만, 드라마는 본방에서 많은 시청자가 동시에 시청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를 비롯한 글을 찾아보는 이유는 영화와 드라마가 다르다.
아마도 영화는 관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글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고, 드라마는 이미 관람한 후의 감동과 여운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 글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스포를 적극적으로 예습하는 장르도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오페라, 발레 등의 장르는 관람 전에 줄거리를 미리 공부하는 관객들은 꽤 많다. 아는 만큼 재미있고, 줄거리를 모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예습의 이유이다.
그런데, 문화예술은 직접 느끼는 것이 제일 좋은 관람법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예술 관람을 위한 선행학습은, 느껴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껴야 할 것을 찾도록 만들 수 있다. 알고 보면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모르고 보면 훨씬 더 재미있다는 것은 실제로 경험해 보면 명백하게 깨달을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떤 장르든 관객은 가능하면 깨끗한 도화지인 상태에서 접하는 것이 좋다고 확신하다. 즐기고 감동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조건 공부하기 위한 관객이라면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종방까지 신드롬과 신조어를 양산해 낼 것으로 예상되는 ‘도깨비’
‘도깨비’에 대한 호응은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슷한 시청률을 가진 드라마보다 온라인에서 반응이 뜨거운 것은 그만큼 적극적인 시청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신드롬에 종방까지 신조어도 많이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고은과 육성재(유덕화 역)가 신 앞에서 벌벌 떠는 존재가 아니라는 설정은 무척 재미있다. 육성재는 신들보다 전체적인 파악이 빠르며, 신들에게 조언까지 한다. 심지어는 실제 예를 들며 정체를 잘 숨기고 다니라는 충고까지 한다.
신을 삼촌, 끝방 삼촌이라고 부르는 모습에, 육성재의 과거에 대한 많은 추측이 이뤄진다. 예전에 더 큰 능력자였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는데, 어떤 반전 과거가 나와도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 저승사자 앞에서 담담하다는 것도 주목된다. 오열하며 억울해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상황 질문하는 것은, 현실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모범답안 중 하나로 가이드 하는 것 같다. 전생을 잊을 수 있는 것도 신의 배려라는 개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