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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도깨비’(13-2) 투 샷을 담는 방법, 이전 회차 장면의 재활용

발행일 : 2017-01-14 15:05:00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제13회에서는 저승부 감사팀이 이동욱(저승사자 역) 앞에 등장한다. ‘도깨비’는 저승사자 조직을 인간 사회의 회사 조직과 유사하게 설정해 시청자들의 이해와 몰입을 돕는다.

직접 보여주는 투 샷과 유리창을 통해 전달하는 투 샷의 차이를 통해 ‘도깨비’는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기도 하고, 이전 회차 장면을 반복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직접 보여주는 투 샷, 유리창을 통해 전달하는 투 샷

‘도깨비’ 제13회는 유인나(써니 역)와 김고은(지은탁 역)이 같이 있는 모습을 한 화면에 두 명의 인물을 담는 투 샷(two-shot)으로 촬영할 때, 직접 두 명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유리창을 통해 비치는 모습으로 담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이전 회차부터 유인나와 이동욱, 공유와 김고은의 투 샷에서도 종종 활용된 방법이다.

이는 직접적으로 바라보는 모습과 한 단계(유리창)를 걸쳐 바라보는 모습을 교차하게 만들고, 온전히 그 안에 있는 모습과 어떤 틀(유리창을 둘러싼 건물 외관) 안에 가둔 모습을 교차하게 표현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다양한 각도와 형태의 미장센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시청자들을 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기보다는 약간의 변화로 동적으로 집중하게 만들어 다채로우면서도 속도감을 전달한다.

실제로 창문을 열고 다른 쪽을 바라봤을 때와 창문을 닫고 바라봤을 때 느낌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보이는 것도 달라지지만, 소리와 바람 등 시각, 청각, 촉각 등에서 다른 느낌을 준다. 촬영할 때 ‘도깨비’는 이런 차이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반영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저승사자와 저승부 감사팀

저승부 감사팀이 이동욱을 감사하기 위해 등장한다. 저승사자 조직이 인간 사회의 회사 조직과 비슷하다. 선후배가 있고 동료 기수가 있다. 내부 규율이 확실하며, 회식을 했을 경우 영수증을 꼭 챙겨야 한다. 저승사자 조직에 법인카드 자동 집계 시스템은 아직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비유와 예시, 특히 비유법을 통해 전달됐을 경우 시청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도와 깊이는 큰 차이가 있다. 저승사자와 그 조직의 움직임을 잘 전달하는 해학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간 사회의 회사처럼 설정해 비유했다는 점은 의미 있게 생각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저승부 감사팀의 등장은 이동욱이 그간에 저승부의 규율을 지키지 않은 장면을 정리해 시청자들에게 리마인드함과 동시에, 현재에 머물러있는 이동욱에게 과거의 기억을 되살아나게 만든 명분과 개연성을 부여한다.

뜬금없다,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시청자들이 느낄 때는, 그 사건과 장면 자체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그 연결 과정 때문에 그런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 면에서 보면 ‘도깨비’는 연결 과정의 아이디어와 처리가 뛰어나다. 인간관계는 개개인의 존재와 그 연결고리로 이어지는데, ‘도깨비’를 바라보면 각각의 사건, 장면과 그것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결고리도 바로 처음부터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꾸준히 크고 작은 암시를 줘 시청자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한다는 점은 특히 돋보인다.

◇ 이전 회차 장면의 재활용 반복

저승부 감사팀 앞에서 이동욱의 이전 회차 장면이 반복된 것처럼, ‘도깨비’는 같은 장면의 반복이 많다. 그런데, 잦은 반복은 지루함을 줄 수도 있고 속도감을 저해할 수도 있다. ‘도깨비’의 제작진은 반복이 주는 역효과를 인지하고,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깨비’에서 반복 장면은 주로 누군가의 회상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 모습과 단순히 대비하기 위해 지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누군가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과거 자연이 반복되는 것이다. 따라서, ‘도깨비’의 과거 장면 반복은 과거 사건의 반복이라기보다는, 현재의 내면에 대한 근거, 감정 표현을 과거 장면을 통해 전달하는 효과를 준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드라마와 영화, 특히 우리나라 영화 관객들은 사건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은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심리를 표현하는 내레이션에는 무척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측면과 ‘도깨비’의 장면 반복을 같이 연결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에 무척 관대하며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도깨비’는 그런 점을 잘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방송 직후 ‘도깨비’에 대해 뜨거운 대화가 오고 갈 때, 내용에 대한 확인과 부연도 물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마음과 생각에 대해 시청자들이 많은 집중을 한다는 것은 이런 흐름도 일맥상통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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