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 “트럼프는 EU의 위협”…EU 정상회의, 트럼프 행정부 대응 방안 논의될 전망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투스크 의장은 오는 3일 몰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27개 회원국 정상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걱정스러운 선언들’을 중국, 러시아의 침략적 행보와 함께 유럽의 미래를 매우 불확실하게 하는 최대 글로벌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투스크는 EU가 직면한 대외 위협과 관련해 “영토주장이 점점 강력해지는 중국, 이웃 국들을 향한 러시아의 공격적인 정책, 중동과 아프리카의 전쟁과 테러, 그리고 새로운 미국 행정부의 우려스러운 선언들이 우리의 미래를 매우 불확실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어 “점점 다극화한 외부 세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이토록 수많은 이들이 공개적으로 반 유러피언 또는 유럽 회의론자가 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 70년간의 미국 외교정책을 의문에 빠뜨리는 것처럼 보이는 새 정부가 들어선 워싱턴의 변화는 EU를 어려움에 빠뜨린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유럽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내 EU 추가 이탈을 예견하는 등 EU의 분열을 부추기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발언을 해 EU 정상들의 공분을 샀다.
또한 투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겨냥해 “EU는 우리 시민과 기업들을 보호하고 자유무역은 공정무역을 뜻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외부에 개방된 무역 강대국으로써 우리의 역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대서양 양안 간 유대를 약화하거나 무효로 하려는 이들에게 굴복해서는 안 된다. 대서양 양안 간 유대 없이는 국제 질서와 평화는 생존하기 어렵다”며 트럼프의 고립주의에 맞설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는 반(反)이민 행정명령,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탈퇴 및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재협상 등 보호무역주의 행보로 세계 각국과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이 논의될 전망이다.
박리환 rpm9_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