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민 연출, 김경민 극본의 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제2화에 대한 시청자들은 극명하게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달달한 사랑 이야기라서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너무 오글거려서 못 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진지함속 사랑 이야기였으면 더욱 몰입되기 쉬웠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서 붕붕 떠있는 듯한 느낌은 정말 첫사랑의 느낌일수도 있다. 무언가 정리되지 않고 막연하면서도 어설픈 감정 표현을 사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 성숙한 첫사랑을 기대하는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첫사랑을 흐믓하게 바라볼 것인가?
“저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는지 알 것”이라고 윤소림(조이 분)은 강한결(이현우 분)이 작곡한 노래인지 모르고 강한결에게 말한다. 잘 모를 때는 느낌 그대로 말할 수도 있고, 그 느낌은 아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정제되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다.
tvN 드라마가 지금까지 줬던 몰입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은 소림의 모습이 어색하고 이상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렇지만, 첫사랑을 시작했을 때를 진지하게 떠올려보면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떠있는 듯한 마음, 작은 하나하나에 기뻐하며 상처받는 마음은 무척 당연한 것일 수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 나오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호불호를 가지는 시청자들 모두 몰입해 감정이입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사랑이라고만 볼 경우 마음이 불편할 이유가 없다.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하면 되기 때문이다.
최진혁(이정진 분)과 채유나(홍서영 분)의 마음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소림이 사랑에 대해 가지는 마음과 너무나도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톤이 아닌 다른 톤의 사랑의 마음을 어떻게 녹여낼지에 대해 아직 채 제2화까지 방송되지 않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를 두고 섣부른 판다는 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금방 사랑에 빠진다는 금사빠의 시대라는 면에서 볼 때 벌써 결론이 났을 수도 있지만, 사랑할 때 기다려주는 묘미는 현실과 드라마에서 모두 필요할 수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서의 사랑은 음악과 무척 깊게 연관돼 있는데, 초반의 이런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 사랑을 먼저 론칭하고, 갈등을 서서히 부각하다
유나는 자신과 사귀고 있던 한결에게 “니 인생에는 음악 밖에 없어”라고 말한다. 자신은 노래를 만들 영감을 얻기 위한, 음악을 위한 도구였다고 말한다. 반면에 한결은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발버둥 치는지는 전혀 관심 없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1화에서는 한결의 친구들이 한결을 이용하는 것처럼만 묘사됐는데, 제2화에서는 한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마음을 드러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갈등을 먼저 론칭하고 나서 상처받은 마음이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데,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는 그 과정을 바꿨다.
붕붕 뜨는 듯한 사랑, 오글거리게 느껴지는 분위기, 갈등과 사랑의 상황 순서의 변화는 새로운 시도로 볼 수도 있고 정면돌파로 볼 수도 있다. 아직 드라마 제목이 가진 의미에 집중할 만큼 밀접한 감정을 느낄 수 없을 수도 있는데, 이야기를 펼치면서 풀어갈지 정리하면서 풀어갈지 지켜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