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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4) 이현우의 부정적인 사고, 감정, 행동의 이면에는 음악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려는 무의식이 존재한다

발행일 : 2017-03-29 17:19:28

김진민 연출, 김경민 극본의 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제4화는 조이(윤소림 역)로 인해 흔들린 이현우(강한결 역)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자신의 음악을 싫어하는 듯한 모습, 다른 사람 및 여자 친구와의 인간관계도 거부하는 모습 등 이현우의 부정적인 사고, 감정, 행동의 이면에는 음악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려는 무의식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정체를 숨긴 천재 작곡가 이현우는 왜 정체를 숨기려 했을까? 그리고 왜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일까? 아직 드라마 초반이기 때문에 이현우가 맡은 강한결 캐릭터를 확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현우의 변화를 통해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이현우에게 인지적 왜곡이 일어난 이유

홍서영(채유나 역)을 위해 곡을 만들었으면서도 이현우는 왜 홍서영에게서 떠나려고 했을까? 홍서영과 이정진(최진혁 역)의 키스 장면을 보고 이현우가 흥분한 것은 배신감일 수도 있지만, 아직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제4화에서 이현우는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을 생각이 없다고 홍서영에게 말하며 홍서영도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마음이 아직 떠나지 않았는데 이현우는 자신의 마음에 홍서영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물론 이현우가 조이에게 마음이 생겼고, 홍서영이 회사 대표인 이정진과 만나는 것을 보고 그랬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이전부터 이현우가 그런 태도를 취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현우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천재 작곡가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더 높은 목표를 원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비하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제4화까지의 방송을 보고 이현우에게 인지적 왜곡이 일어난 이유를 특정해서 설명하기는 아직 이를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인지적 왜곡이 그의 실력 및 위상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는 더욱 시청자들에게 밀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현우의 변화를 따라가며 시청하는 것은 재미를 높일 것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인지적 왜곡을 축소해야 하는가? 확장해야 하는가?

천재적 작곡가가 자신과 자신의 곡이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로하며 감싸줄 것인가, 신랄하게 비판해 결국 더 깊은 자기반성을 하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의 제작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똑같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로하고 감싸는 것과 신랄하게 비판하며 자극하는 것은. 이현우의 인지적 왜곡을 축소할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확장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인지적 왜곡을 축소하기 위해 위로와 힐링을 꾀할 경우 위로로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할 수도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주로 자신이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일어나는 현상인데,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의 이현우 또한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들의 말에 저항감을 표현한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극도로 잘난척한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 이현우의 입장에서는 아직 마음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오히려 인지적 왜곡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는 갈등의 증폭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이 위험해질 수도 있지만, 제어를 잘한다면 오히려 새로운 돌파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의 제4화에서는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는 이현우를 다른 사람들도 인정하는 듯한,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현우가 계속 우긴다면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조이가 속한 새로운 그룹의 프로듀싱을 맡아달라고, 이정진은 더 이상 이현우에게 요청하지 않고 그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서원(서찬영 역)에게 맡긴다. 이현우가 가진 인지적 왜곡이 확장돼 현실에서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려고 하자, 이현우는 다시 제자리로 찾아오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현우가 맡은 강한결 캐릭터가 어떻게 진화해 가는가에 따라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 얼마나 촘촘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가 정해진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인지적 왜곡을 드라마는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해진다.

◇ 직접적인 해결자가 아닌 제3자의 시각에서 이현우의 재능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만든 조이

“저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는지 알 것”이라고 조이는 이현우에게 말했었다. 조이는 이현우가 만든 음악인 줄 모르고 그 음악이 얼마나 좋은지 이현우에게 말함으로써 이현우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직접적인 해결자가 아닌, 제3자의 시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함으로써, 조이의 제3자적 시야는 이현우로 하여금 자신의 재능과 상황을 제3자적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때, 상담을 할 때, 회의를 할 때 모두 직접적인 부딪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제3자적 시선을 도입해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는 보여주고 있다.

조이는 그 자리에 서있어 주면 안 되냐고 이현우에게 물었다. 자신이 열심히 다가갈 테니까 그 자리에 있어주면 안 되냐고 물었다. 조이는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요청하기 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고 상대는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한 것인데, 조이가 맡은 윤소림 캐릭터가 현재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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