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 제10화에서는 제9화에서 자존감이 낮아졌던 이현우(강한결 역)가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현우가 자존감을 회복한 이유는 거의 전적으로 조이의 영향이었는데, 드라마 초반에 조이가 맡은 윤소림 캐릭터는 남자의 판타지로 여겨졌지만 드라마 중반을 거쳐 후반으로 갈수록 여자의 판타지로 여겨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 자존감이 낮아진 이현우, 사랑하기 때문에
‘그거너사’에서 이현우는 조이에게 관대하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노래를 만들고 싶은 이현우는 조이를 만나기 위해 학교에까지 찾아가는데, 제9화에서 조이의 머쉬앤코 쇼케이스에 늦지 않기 위해 뛰어가는 이현우의 모습과 이현우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달린 조이의 모습이 제10화 초반에 이어졌다.
이현우는 “너 때문에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라는 말을 조이에게 말했었는데, 기본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존감이 낮아진 것을 인정한 멘트였다. 이현우가 자존감이 낮아진 이유는 자신이 조이를 좋아하는 만큼 조이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고, 다시 자존감을 회복한 이유는 조이의 마음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경험할 수 있다. 자신만 상대방을 좋아하고 상대방은 나를 좋아하지 않거나 그만큼 좋아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책하며 자존감을 스스로 낮춘다.
◇ 윤소림 캐릭터는 남자들의 판타지가 아닌 여자들의 판타지
‘그거너사’의 윤소림 캐릭터는 남자들의 판타지가 아닌 여자들의 판타지로 여겨진다. 본지의 리뷰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볼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또한 나를 사랑하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꽤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마음을 바람기의 측면에서 볼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받더라도 그 사랑이 나를 온전히 채울 수 없는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거너사’는 심리적으로 무척 민감한 사항들을 담고 있는데,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친절히 전달되지는 않는다는 면이 아쉽게 생각된다.
◇ 실제 연애하는 것처럼 보이는 조이의 연기
‘그거너사’에서 이현우와 첫 데이트를 하게 된 조이는 연기가 아닌 실제 데이트를 하는 것 같은 설렘을 표현했다. 커플티를 입는 것이 너무 티가 날까 봐 대신 커플신발을 신고, 손잡고 옆에서 같이 걷지도 못하고, 영화관도 통째로 빌리지 않으면 옆자리에 앉지도 못하는 비밀 연애를 해야 하는 마음을 조이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처럼 생생하게 표현했다.
머쉬앤코와 크루드플레이의 합동 엠티 때 모임 속에서 폰으로 몰래 대화를 나누는 조이와 이현우의 모습을 보며, 몰래 데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시청자들은 무척 공감했을 것이다.
이현우가 남을 상처 주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조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더 멋있고 잘난 사람 있으면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질까?”라고 말해 저런 여자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거너사’ 제6화, 제7화가 없었으면 조이가 열연하고 있는 윤소림 캐릭터는 남자들의 판타지가 됐을 것이다. 제10화에서 꿀이 떨어지는 듯한 달달함과 설렘이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 이전에 구축된 윤소림 캐릭터의 여운이 아직 크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반전을 준 윤소림 캐릭터가 변화한 채로 자리 잡을지 다시 제6화, 제7화에서의 모습을 재연할지 궁금해진다. 제10화의 윤소림 캐릭터가 처음부터 유지됐으면 어땠을까? ‘그거너사’ 제작진이 선택한 윤소림 캐릭터의 변화와 반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