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 최종화(제16화)는 크루드플레이와 머시앤코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모습을 아름답게 담았다. 빨리 올라가는 것보다 오래 음악을 하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며, 같이 커나가는 방법에 대한 가치를 마지막 방송에서 전달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거너사’는 저조한 시청률 속에서도 열혈 시청자들로부터는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드라마 후반부에 보여준 정신세계가 처음부터 일관성을 유지했다면, 강한결 캐릭터(이현우 분)와 서찬영 캐릭터(이서원 분)가 드라마 초반부터 정립됐으면, 윤소림 캐릭터(조이 분)를 이상하게 만들지만 않았으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도 일반적인 호응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이현우와 완충하는 케미를 보여준, 부드러운 카리스마 최민수

‘그거너사’ 제15화에서는 이현우가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는 것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는데, 최종화에서는 그런 메시지가 행동으로 결과로 이어졌다. 이현우가 맡은 강한결 캐릭터를 더욱 멋지게 보완한 것은, 최민수가 맡은 아버지 강인우였다.

최민수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그게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야”라고 제15화 방송에서 말했었는데, 최종화에서 이현우와의 대화를 통해 이런 모습을 다시 부연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변하는 게 무서워서 변할 수가 없어서 허세를 부리며 선택해야 했다는 ‘그거너사’의 최민수는, 부드러우면서도 핵심을 찌르고, 자신의 주관을 이야기하면서도 무척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음악보다 더 책임지고 싶은 게 생겼다는 이현우는 마지막 방송에서 최민수와 케미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제8화 방송 정도에 반전을 둬 이런 재미를 부여했다면 드라마를 보는 훈훈함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마지막에 반전의 미학을 발휘하는 영화, 길게 호흡하기에 처음에 던지고 풀어가도 되는 드라마

‘그거너사’ 최종화에서는 빨리 올라가는 것보다 오래 음악하며 살아가는 방법, 같이 커나가는 방법에 대한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거너사’가 만약 영화였다면 이런 구성은 감동을 전달해 여운을 전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몇 주에 걸쳐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의 경우 이런 감동적인 메시지를 마지막 방송에 전달하는 것보다 미리 시청자들에게 알려주고 방송 중간중간 음미하며 감성을 이어나가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최진혁(이정진 분)과 채유나(홍서영 분)의 사랑도 마지막 방송에서는 배려와 희생이 담긴 진심이 있다고 표현했는데, 그 이전 방송에 어긋난 사랑으로만 묘사됐기에 감정이입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단 하나의 감정이 아닌 두 가지가 모두 공존한 사랑으로 보였으면 최종화에서의 눈물의 포옹이 더욱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암시와 복선을 효과적으로 사용했으면 무척 아름다울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다는 점은 ‘그거너사’를 떠나보내는 아쉬움 중의 하나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