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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13) 윤소림 캐릭터를 끝까지 그렇게 끌고 가야만 했는가?

발행일 : 2017-05-07 16:53:35

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 제13화는 제12화 마지막 부분에서 방송 출연을 앞두고 서찬영(이서원 분)이 사라진 장면이 다시 방송되며 시작했다.

드라마가 주는 묘미 중의 하나는 이전 회차의 방송 부분이 반복될 수도 있고, 이전 회차와는 다른 연결 또한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거너사’ 또한 그런 장르적 매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제12화의 마지막 장면, 제13화의 초반 장면으로 다시 태어나다

제12화 마지막은 뮤직 스케치북 10주년 기념 공연 엔딩을 장식할 크루드플레이 공연을 앞두고 찬영이 사라지면서 베이시스트 서찬영 대신 작곡가 K로 알려진 강한결(이현우 분)이 대신 방송 무대에 서는 모습이 보였는데, 제13화 초반에도 같은 장면이 다시 반복됐다.

“저 무대 위에 돌아가야 하는 건 내가 아니야. 한결이 형이지”라고 윤소림(조이 분)에게 말하며 찬영은 소림을 끌어안는데, “너라도 날 선택해주면 안 돼?”라고 하며 끝내며 궁금증 유발했고 그 궁금증은 제13화를 통해 서서히 펼쳐졌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찬영을 위로하겠다는 소림의 행동, 왜 꼭 그래야만 했는가?

‘그거너사’ 제13화에서 찬영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할머니(임예진 분) 집으로 데려갔다는 설정은 개연성이 매우 부족했다. 찬영에게는 찬영오빠라고 하고 한결에게는 한결씨라고 부른 소림의 태도에 대한 궁금증은, 소림의 할머니가 왜 두 사람에 대한 호칭이 다르냐며 질문을 통해 정면에 부각된다.

시청자들이 하고 싶었던 질문을 소림의 할머니가 대신 한 것이다. 소림은 찬영오빠는 나에게 아이돌이고 앞으로 멀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특별한 이유를 부여하더라도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을 포함해야 감정이입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무리한 설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설령 소림이 찬영을 위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어딜 간다는 것을 한결에게 미리 말했어야 한다. 소림은 한결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인데, ‘그거너사’는 끝까지 윤소림 캐릭터를 예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거너사’ 제12화 마지막에서 제13화 초반에는 서찬영의 추락처럼 보였는데, 제13화가 진행될수록 서찬영의 추락이 아닌 윤소림의 추락이라고 여겨진다. 날선 대립을 통한 추락도 아닌 무리한 설정을 통한 캐릭터의 추락은 그래도 남아있는 시청자들까지도 더욱 섭섭하게 만들 수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윤소림 캐릭터, 끝까지 이렇게 끌고 가야만 하는가?

소림이 찬영을 데리고 사라진 것은 스태프들에게도 말하지 않고 한 행동이었다.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한 소림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설정을 보면 ‘그거너사’의 제작진은 실력 있고 매력적인 여자 캐릭터를 꼭 이렇게 만들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드라마 속에서도 소림은 악플을 받는 것을 보면 제작진의 의도라고 볼 수도 있는데 왜 이런 의도를 가졌는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강한결 캐릭터, 서찬영 캐릭터를 드라마 후반으로 가면서 멋있게 만들고 있지만, 윤소림 캐릭터는 왜 시청자들이 ‘그거너사’를 외면하는지 제작진들이 확인받고 싶어서 그러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거너사’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인 조이는 연기자로서 입지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윤소림 캐릭터 때문에 연기자 조이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단 하나의 드라마, 단 하나의 영화만으로 신인이 매력적인 연기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조이에게도 주어졌었는데, ‘그거너사’의 윤소림 캐릭터는 그런 면에서 볼 때도 무척 안타깝게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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