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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비밀의 숲’(6-2) 지나치게 많은 암시와 복선, 촘촘한 이야기를 만들 수도, 피로감에 쌓이게 만들 수도 있다

발행일 : 2017-06-27 15:03:31

안길호 연출, 이수연 극본의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 제6화까지의 방송을 보면 촘촘히 짜인 이야기 속에 너무나도 많은 암시와 복선이 깔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5화에서 윤세아(이연재 역)의 의미심장한 표정, 제6화에서 이준혁(서동재 검사 역)의 벨 소리도 그냥 넘길 수가 없다.

가볍게 보려고 하면 많은 것을 놓칠 수 있고, 자세히 보려면 숙제하는 것처럼 피로감에 쌓일 수도 있다. 드라마을 보는 진지한 재미와 드라마를 보는 가벼운 흥미에 대해 ‘비밀의 숲’은 생각하게 만든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암시와 복선이 지나치게 많다, 가볍게 보면 많은 것을 놓칠 수 있고 자세히 보려면 숙제하는 것처럼 피로감에 쌓일 수 있다

제5화에서 사건 현장을 취재 나온 프레스들을 조승우(황시목 역)는 다시 한 번 쳐다봤다. 이는 어떤 암시였을까? 프레스들 중에 용의자가 있었다는 뜻일까, 프레스들이 있었던 장소에 용의자가 섞여 있었다는 것일까? 만약 둘 중 하나라면 조승우가 그 당시에 인지했던 것은 무엇일까? 인지한 것이 있다면 왜 그때 바로 조치하지 않았을까?

이 장면은 제6화에서 조승우의 회상으로 반복된다.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모두 이해할 수는 없는 시청자에게 작가는 주로 등장인물의 회상이라는 방법을 통해 반복한다. 이런 반복은 그 장면이 얼마나 중요한 장면인지를 추측하게 만든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은 정말 촘촘한 장치를 너무 많이 설치해, 일반적인 시청자들보다는 집중 추리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비밀의 숲’이 기대만큼의 흥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흥행성보다 작품성에 너무 큰 비중을 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몰입해서 보려면 피로감이 쌓일 수도 있다. 드라마를 진지하게 파고들며 볼 것인가, 아니면 그냥 편하게 즐기면서 볼 것인가에 대한 시청자들 각자의 선택에 따라 ‘비밀의 숲’은 진짜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수도, 너무 복잡해서 흥미를 잃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드라마 속 내용만으로만 봤을 때 작가가 어떻게 ‘비밀의 숲’을 집필했을까에 대한 추측

취재를 통해 진실을 파악하기 전에 드라마만 보고 추정한다면, ‘비밀의 숲’의 작가는 다양한 의견과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집단 창작을 했거나,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복잡함을 채우는 논리적 분석력이 무척 강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창작했다고 추측된다.

취재를 통해 확인하기 전에 드라마를 보고 이런 면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드라마를 볼 때도 공부하며 숙제하듯 미리 예습하면서 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드라마, 영화 또는 연극이나 뮤지컬 등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작품에서 작가, 보조작가, 프로듀서, 연출, 기획자 등 어떤 역할이든 작품 기획과 창작, 검토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밀의 숲’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거친 작품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고 ‘비밀의 숲’의 이야기 거의 대부분이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면, 작가의 내면 심리, 정신세계와 철학에 대해 감탄하면서도 놀라게 될 것이다. 이수연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여러 차례, 여러 버전의 대본이 있더라도 최종본이 진리라고 보면 되는데, 드라마의 경우 최종 방송분이 최종 진리라고 볼 수 있다. ‘비밀의 숲’은 사전 제작 드라마답게 뚝심을 가지고 일관된 톤을 유지하고 있는데, 너무 꽉 짜여있어 시청자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이 드라마 후반부에 가면서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 ‘비밀의 숲’의 용의자가 유력해지는 시점은 제8화 또는 제12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드라마는 갈등이 격발되고 증폭되며 해소된다. 갈등과 긴장은 격발돼 질주할 수도 있고, 어느 시점 이후부터 서서히 해소될 수도 있고, 격발과 증폭, 해소가 무척 빠른 주기로 반복될 수도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제6화까지의 방송을 보면 갈등과 긴장이 해소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확장돼, 시간이 지나면서 용의자가 아닌 사람을 가려내기보다는 용의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증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6화로 편성된 최근 tvN, OCN 드라마의 경우 드라마 전반부 마지막인 제8화에서 그간의 갈등을 대부분 노출하고 많은 부분 해소한 뒤 새로운 동력으로 드라마 후반부를 이끌어간 경우가 많았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데, ‘비밀의 숲’이 제8화에서 일단의 이야기들을 정리하기에는 너무 많이 펼쳐져 있고 아직도 펼쳐지는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마지막 2주 방송을 남겨둔 상태가 되는 제12화에서 용의자가 유력한 범인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유력한 범인이 실제 범인이 아닐 반전의 가능성을 남겨두면서, 그 용의자가 왜 범인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펼치려면 2주 4번의 방송 분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전제작 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추정은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면, 제6화 방송까지 진행된 지금, 우리는 드라마와 함께 아직 더 질주해도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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