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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꼬마 기관차가 해적선을 발견한다?

발행일 : 2017-06-28 17:51:45

데이비드 스토튼 감독의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Thomas & Friends: Sodor's Legend of the Lost Treasure)’(이하 ‘토마스와 친구들’)는 꼬마 기관차를 의인화한 애니메이션이다.

개구쟁이 꼬마 기관차 토마스는 지선에서 장난치다 사고를 내고, 사장님에게 혼이 난 후 새 지선 공사가 한창인 공사장으로 보내진다. 새 공사장에서 또 말썽을 피운 토마스는 깊은 구덩이에 빠지는데, 그곳에서 거대한 해적선을 발견한다.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면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토마스와 친구들’은 의인화한 기관차의 움직임만으로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사람이 기계화되는 시대에 기계의 의인화는 충분히 호기심을 끌만한 소재이다.

◇ 꼬마 기관차와 해적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해적선 이야기는 어린이 관객들뿐만 아니라 어른 관객들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이다. 의인화된 꼬마 기관차 이야기는 영화 초반에는 흥미로울 수 있지만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무뎌질 수도 있는데, 해적선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이 장소를 이동해 무언가를 찾거나 깨달음을 얻는 어드벤처를 통해 스토리텔링이 이뤄질 때 호응이 좋은데, ‘토마스와 친구들’도 그런 흥행 공식을 따르고 있다.

◇ 의인화된 기관차, 의인화된 자동차, 의인화된 공사 장비는 사람 위주가 아닌 사물에 감정이입해 생각하게 된다

‘토마스와 친구들’에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주연이 아닌 단역 또는 엑스트라로 등장한다. 주조연은 모두 운송수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송수단에 감정이입해 관람하게 된다.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이런 설정은 관객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하고, 내가 아닌 다른 입장에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공감능력이 부족한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이런 작은 파격은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운전을 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내비게이션과 대화를 주고받고, 스마트폰의 지능형 개인 비서 기능 등 인공지능이 점점 어색하지 않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토마스와 친구들’에서 기관차들이 생각을 하고 대화를 하고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모습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정이기도 하면서, 어른들을 대상으로 해도 무방한 설정이기도 하다.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 꼬마 기관차 토마스에 감정이입하면 레일로만 다녀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만약 꼬마 기관차 토마스에 감정이입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어디론가 가고 싶어도 레일이 깔려있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고,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토마스라고 생각해 보면, 내가 꼬마 기관차가 아닌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인간처럼 일하는 기계보다 기계처럼 일하는 인간이 어쩌면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흥미롭다.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토마스와 친구들: 수수께끼 해적선과 보물찾기’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토마스와 친구들’이 사람들의 이야기였을 때 말썽 피우는 아이 주인공에 대해 어린이 관객들이 느낄 교훈보다, 꼬마 기관차 토마스를 보며 자신을 되돌아볼 때 더욱 많은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토마스에 감정이입했더라도 토마스는 운송기관인 기계라는 생각을 아예 없애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감정이입과 객관성 유지가 동시에 혹은 번갈아가며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가 같이 관람한다면 색다른 시야로 토론할 수 있다는 점도 ‘토마스와 친구들’ 관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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