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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비밀의 숲’(15) 검사(윤과장)도 억울해서 직접 응징하겠다고 나서는 세상

발행일 : 2017-07-30 11:51:45

안길호 연출, 이수연 극본의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 제15화는 드라마 초반부터 최종화 느낌을 주며 시작했다. 윤세원(이규형 분) 과장이 흘린 눈물을 통해 마지막 방송 전 방송에서 마지막 느낌을 준 것은 긴 호흡으로 이끌어가는 드라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말 훌륭한 연출로, 뛰어난 시나리오 구성도 돋보인 시간이었다.

윤과장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그간 찾던 범인이라는 마음과 함께 공감하고 연민하게 만드는 양가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 드라마적 장치와 함께 이규형의 연기력이 호소력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윤과장의 눈물, 윤과장이 흘린 눈물의 의미

‘비밀의 숲’ 제15화는 윤과장이 범인이 아니라고 믿는 시청자들, 아니 끝까지 아니길 바란 시청자들을 울먹이게 만든 시간이었다. 양조위를 닮은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통해 두 가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 이규형은 ‘비밀의 숲’에서 돋보이는 신스틸러가 됐다.

이규형은 안경을 쓰면 무척 다른 스타일로 느껴진다는 점도 주목된다. 특임검사실 멤버로 갔을 때, 인천공항에서 누군가를 찾으며 빠르게 달릴 때, 서부지검에서 검사들 사이에 있을 때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규형은 외면의 변화가 내면이라고 느껴지도록 만든다는 점 또한 돋보였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들의 버스 사고에 대한 진실이 묻히고 사건이 덮이는 상황을 보면서, 윤과장은 한 번도 잊은 적 없이 자신이 직접 해결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검사도 억울해서 직접 응징하겠다고 나설 수밖에 없는 세상은 시청자들에게는 와 닿으면서도 더욱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윤과장의 집을 수색하러 간 사람들은 “여기 사람 살던 집 맞아?”라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도 실제로는 겉보기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혼밥, 혼술처럼 혼자 사는 세상의 아픔을 드라마에 담았다는 점도 의미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황시목(조승우 분)이 주로 혼자 밥을 먹었으며 밥을 끝까지 먹지 못하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떠올리면, ‘비밀의 숲’는 큰 그림의 이야기 속에 평범한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 ‘비밀의 숲’이 시청자들에게 준 의미

‘비밀의 숲’은 영화 같은 드라마로 어떤 누군가에게는 미리 준비한 맥주를 마시며 즐기며 보는 드라마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몰입해 보는 드라마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시청자들은 공부하듯 암시, 복선의 떡밥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긴장해 본방사수하고 재방, 삼방까지 보기도 하고, 어떤 때보다도 주말이 오기를 바라면서 기다리기도 했을 것이다.

본방사수와 동시에 실시간 채팅을 하는 참여형 시청자들도 많았는데, 오늘의 마지막 제16화가 끝나는 ‘비밀의 숲 앓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월요병을 한동안 앓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암시와 복선의 재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떡밥’, 마지막 방송에서 ‘비밀의 숲’은 얼마나 ‘떡밥 회수’를 할 것인가?

암시와 복선의 재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떡밥’이 ‘비밀의 숲’에서는 무척 많았는데, 마지막 방송에서 ‘떡밥 회수’가 얼마나 될지도 궁금해진다. 이윤범(이경영 분)이 이창준(유재명 분)을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되도록 한 이유, 이창준이 황시목을 특임검사로 임명한 이유, 부장검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강원철(박성근 분)이 황시목을 부장검사로 발탁 승진시키려고 한 이유 등은 대략 나와있긴 하지만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이윤범의 의미가 결국 무엇인지, 김가영(박유나 분)은 회복해 모든 것을 밝힐 것인지, 서동재(이준혁 분)와 한여진(배두나 분)은 메인 주인공이면서 감초 같은 역으로만 남을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비밀은 무엇이었는지, 제작진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비밀에 있는 것인지 그 비밀이 만들어진 숲에 있는 것인지이다. ‘비밀의 숲’ 시즌 2 또는 이수연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것은 ‘비밀의 숲’이 남긴 강한 여운 때문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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