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부식에 항의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했던 혼다 CR-V 오너들이 현금 보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조정 결정을 밝혔다. 부식현상 차량 관련 집단 분쟁에 대해 소비자분쟁조정위가 현금 보상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혼다코리아가 수입한 CR-V 4WD 차량(2017년식) 소유자들은 매각 전부터 부식이 발생했다며 구매대금 환급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혼다코리아는 ‘녹 발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며 배상 대신 무상 녹 제거, 품질보증 기간 연장, 오일 필터 교환권 지급 등을 제안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는 차량에 발생한 녹이 자동차 기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제품 하자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리고, 분쟁조정에 참여한 차량 소유자 141명에게 차량 취득가액의 5%(약 165∼195만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주행 및 안전에 관한 중대한 결함은 아니라고 보고 혼다코리아가 계약해지나 차량 대금 환급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판매 업체들은 녹 제거가 진행되는 동안 렌터카 제공 의무도 진다. 다시 녹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10년의 특별보증기간을 두게 된다.
조정결정서는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혼다코리아가 만약 수락하지 않으면 법원 소송절차를 거칠 수 있다.
이에 대해 소송에 참여한 혼다 CR-V 오너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면서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업체 측을 대리하는 곳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인 데다가, 녹 발생 외에도 연료 펌프 불량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법무법인 창천을 통해 소송에 참여한 이들만 우선 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뒤늦게 소송에 참여하는 이들이 보상 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이에 따라 혼다코리아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