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데뷔한 혼다의 신형 어코드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어코드는 출시 이후 4개월 간 1575대가 판매되며 수입차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판매 실적에 고무된 혼다코리아는 지난 13일, 경기도 곤지암리조트에서 ‘어코드 테크&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열고 기자들에게 신형 어코드의 기술적인 특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시승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혼다코리아 홍보담당 신범준 실장은 “많은 기자들이 신형 어코드에 장착된 신기술에 대해 알고 싶어 해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신형 어코드 개발을 담당한 사토 노리유키 책임연구원과 요코야마 나오키 연구원이 참석해 기술적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기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기자는 시승 도중 두 연구원과 만나 신형 어코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설명을 들어보면 혼다의 이번 CVT(무단변속기)는 6단 AT(자동변속기)보다 아주 우수한 거 같다. 10단 AT와 비교하면 어떤가.
“CVT는 보통 1.5ℓ급 중형차까지 장착한다. 달리기 성능을 소구하는 어코드 2.0의 경우 10단 AT를 장착한다. 10단과 CVT를 비교하면 주행관점에서 10단 AT가 더 우수하기 때문에 2.0 모델에는 10단 AT를 적용했다. 그러나 6단 AT에 비해서는 연비와 가속감에서 이번 CVT가 더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기자에게 물어보겠다. 2.0은 달리기 성능을 소구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느꼈나?”
▲나는 하이브리드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 다음이 2.0, 마지막이 1.5였다. 하이브리드는 무게중심이 낮아 밸런스가 아주 좋았다. 경쟁차보다 그 부분이 아주 우수한 거 같다. 혹시 세 가지 파워트레인 중에 하이브리드에 비중을 두었나?
“배터리는 차체의 중심 쪽에 두려고 했다. 그래서 운동성능이 좋다고 느끼신 거 같다. 세 가지 파워트레인 모두 공을 들였다. ‘어코드’라는 이름이 붙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된다. 개발의 고통은 다 똑같다.”
▲그래도 영화나 드라마로 치면 주연이 있을 거 같다.
“‘주연’ 또는 ‘조연’을 가리자면 나는 ‘트리플 캐스트’라고 부르고 싶다. 1.5는 합리적인 가격, 2.0은 달리기 성능, 하이브리드는 연비로 특화되어 있다.”
▲어코드로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건가.
“그러고 싶다.”
▲기어 레버가 없어서 손이 허전한 느낌이다.
“아마 레버식이 스틱(수동변속기)과 비슷한 감각 때문에 스포티하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다. 뭔가 옆에 있는 게 심리적으로는 안정감을 준다.”
▲내가 옛날 사람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도 마찬가지다. 기자분과 같은 나이다(웃음).”
▲혼다에는 NSX, 시빅 발라드 스포츠 CR-X, S2000 같이 재미있는 차가 많았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도 그런 차를 경험한 세대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가 확실한 차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혼다가 라인업을 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객의 니즈다. 자동차는 ‘재미’를 추구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전’과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시기이고, 혼다가 만드는 차가 바로 이런 추세에 잘 맞는다는 생각이다.”
▲한국차를 타봤나? 가장 인상적인 차는 무엇인가?
“나는 미국 시장용 모델을 개발하기 때문에 한국차를 많이 타봤다. 굉장히 심플하고 조작하기 쉽다는 느낌이었다. 성능과 가격의 밸런스는 무서울 정도다. 그 중에 현대차 아이오닉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연비가 아주 우수했고, 특히 하나의 플랫폼으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등 세 가지 종류로 나온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중에 친환경차의 종착역에 도달할 차는 어떤 것이라고 보나?
“회사 차원 견해는 밝힐 수 없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궁극적으로 수소전기차가 선택될 것으로 본다. 전기차는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등 어디선가 전력을 얻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피할 수 없다. 전기차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그것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수소전기차는 수소연료만 주입하면 자체적으로 전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