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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트레인’(3) 다른 세계로의 이동은 분리된 또 다른 자아로의 이동?

발행일 : 2020-07-19 14:10:00

OCN 토일드라마 <트레인> 제3회는 A세계의 서도원(윤시윤 분)이 B세계로 이동하면서, 앞으로 더욱 본격적으로 갈등이 확산되고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다른 세계로의 이동은 분리된 또 다른 자아로의 이동일 수 있다. A세계에서 어떤 이유와 상황으로 인해 의심을 받는 사람이 B세계에서 진짜 범인일 가능성은, 인간 내면의 서로 다른 면이 공존한다는 측면에서 해석하고 추정할 수도 있다.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허무함과 상실감을 실감 나게 표현한 임채현! 본심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준 이민재!
 
<트레인>은 같은 시간대, 같은 공간을 무대로 A세계와 B세계가 펼쳐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이 1인 2역을 소화한다. 다른 세계에서는 캐릭터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인공인 서도원과 한서경(경수진 분)은 얼굴만 똑같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감정이입하는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트레인> 제3회에서는 과거의 모습을 통해 이런 간극을 해소한다. 18세 서도원 역의 이민재와 18세 한서경 역의 임채현의 연기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이민재와 임채현은 각각 윤시윤, 경수진과 외모와 분위기에서 싱크로율이 크며, 두 배우 모두 안정적이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이민재와 임채현의 연기는, 갈라진 두 개의 세계에서 다른 행보를 보이는 어른의 행동과 선택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외모의 싱크로율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어른을 모두 아우르는 연기력은, 두 세계에서 각각의 인물을 모두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18세 역을 소화하는 이민재와 임채현은 전체적인 정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트레인> 제3회까지의 진행을 보면 두 세계가 갈라진 것에 대한 이유는 어느 정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게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 간극을 줄여주는 역할을 청소년 역의 두 배우가 맡고 있는데, 어른의 감정을 알고 소화한 연기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경수진과 윤시윤은 각각 분리된 한서경과 서도원을 표현하기 위해, 두 세계에서의 인물의 캐릭터가 겹치지 않게 연기해야 한다. 한쪽 측면을 강조해 표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채현과 이민재는 분리되기 전 청소년 때의 한서경과 서도원을 표현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완전한 인물을 표현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캐릭터가 분리돼 질주할 수 있는 명분이 확보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임채현과 이민재는 같은 인물의 내면에 서로 상반된 것이 내재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즉, 임채현과 이민재는 A세계의 경수진과 윤시윤, B세계의 경수진과 윤시윤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표현한다. 작가 또는 감독의 디테일일 수도 있고, 두 배우의 디테일일 수도 있다.
 
만약 임채현과 이민재의 연기가 한쪽으로만 흘렀다면 A세계 혹은 B세계 중 한 쪽에 대해 시청자들은 심리적 개연성을 작게 느꼈을 수도 있다. 특히 임채현은 표정 속에서 허무함과 상실감을 실감 나게 표현하는데, 이는 A세계에서 경수진이 빨리 사라지는 것을 정서적으로 암시했다고 연결해 볼 수도 있다.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시청자는 알고 등장인물은 모르는 비밀은? A세계에서 의심을 받는 사람이, B세계에서 진짜 범인일 가능성은?
 
<트레인> 제2회까지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시청자는 알고 등장인물은 모르는 상황을 유지했다. 이것만으로 보면 시청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A세계와 B세계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돼 있는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한 시청자는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수도 있었는데, 제3회 마지막에는 그런 의문을 약간 해소한다.
 
제3회 마지막에는 A세계의 서도원이 B세계의 서도원으로 누명을 쓸 위험에 처했는데, 이 또한 상황을 더 많이 알고 있는 시청자를 긴장하게 만들 수 있다.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A세계의 이진성(장해송 분)은 살인범으로 의심을 받고 있지만, 여자 친구인 박민경(박정원 분)과 함께 알리바이가 있다. <트레인> 제3회 마지막에 B세계의 서도원이 이진성을 살해해서 쫓기고 있는 것을 보면, B세계에서 이진성은 살인범이고 서도원은 그에 대한 복수로 이진성을 살해했을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제3회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A세계에서 어떤 이유와 상황으로 인해 의심을 받는 사람이, B세계에서 진짜 범인일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트레인>이 다른 세계로의 이동에 대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인간 내면의 서로 다른 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라고 보면, 서로 다른 세계에서의 ‘나’는 서로 다른 내면이 분리된 ‘나’일 수 있다.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트레인’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제3회 후 예고편에서 A세계에서 건너온 서도원은 “어쩌면 어딘가에 우리 모두 다른 모습, 다른 인연으로 살고 있는 그런 세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하고, B세계의 한서경은 “한가진 분명하네요. 어디서 어떻게 만났든 우리가 좋은 인연은 아니었을 거라는 거.”라고 말한다.
 
이는 A세계에서 서도원에게 무조건 긍정적이었던 한서경 캐릭터에 대해 안타깝게 여겼던 시청자를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 해야 할 것 같은 말과 진짜 하고 싶은 말, 느껴야 할 것 같은 마음과 실제로 깊은 곳에서 느끼는 마음은 상충할 수 있는데, 서로 다른 세계에서 같은 사람이 내면의 다른 면을 드러냄으로써, 각자의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충과 갈등을 대리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트레인>은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 내면을 위로하는 드라마가 될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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