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토일드라마 <트레인> 제4회 마지막에는 B세계에 도원B(B세계의 서도원(윤시윤 분))의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도원B의 아버지가 범인일 것이라는 강한 암시를 하며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전 회차에서 도원B가 이진성(장해송 분)의 살해범일 것이라는 강한 암시를 했다가, 제4회에서는 억울한 누명을 썼을 뿐 도원B가 범인이 아닐 수 있다는 반전을 펼쳤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반전이 자유로운 <트레인>의 구조를 볼 때, 도원B의 아버지 또한 범인이 아니라는 놀라운 반전이 다음 회차에서 이뤄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B세계에 넘어간 도원A! 굶지 않고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은 것의 의미는?
<트레인> 제4회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B세계로 넘어간 도원A(A세계의 서도원(윤시윤 분))를 응원하는 시청자의 마음에 호응하는 장면이 있다. 도원A는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이 모습에 안도한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만약 돈을 가지도 있지 않은 도원A가 밥도 먹지 못하고 낯선 곳에 있다면 마음 아파할 시청자는 꽤 많았을 것이다.
드라마의 시청자는 주인공이 밥을 먹지 못하고 다닐 때, 마치 내가 굶는 것처럼 마음 아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지 등장인물에 감정이입해서 공감했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드라마 속에서 보면서 안타까워하기 때문일 수 있다. 주인공이 계속 밥을 먹지 못하고 다닐 때, 감정이입한 시청자는 평소 자신의 경험을 되뇌며 마치 자신이 지금 굶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트레인> 제4회에서 밥을 먹는 도원A를 보며 안도하는 이유는, 밥을 제대로 챙겨 먹고 다닐 수 없는 청춘의 현실과 마음이 드라마를 보면서 대리 위로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마음을 알고 대리 위로를 하기 위해 도원A가 밥을 굶지 않게 한 것인지, 아니면 B세계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도원A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시청자들을 대리 위로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의미 있는 선택임은 분명하다.
◇ 신뢰감을 전달하는 윤시윤의 목소리! 카메라와 조명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윤시윤의 얼굴!
<트레인>에서 B세계로 이동한 도원A가 사건을 파헤치며 빠르게 추리하는 과정은 내레이션을 통한 내면 독백 목소리로 펼쳐진다. 도원A가 다른 세계에 가서 저렇게 침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이 아닌 감탄을 하게 만드는 건, 윤시윤의 내면 목소리이다. 내레이션을 통해 표현하는 윤시윤의 독백은, 대사의 내용과 함께 저음의 목소리가 시너지를 내서 신뢰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트레인>에서 윤시윤은 다양한 매력을 드러낸다. 때로는 섹시하고 도발적일 때도 있고, 거칠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귀여울 때도 있다. 표정 변화를 일부로 크게 하지 않아도 카메라와 조명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윤시윤의 얼굴 또한 다채로운 내면과 캐릭터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 B세계에서 서도원의 아버지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트레인> 제3회 마지막에는 도원B가 이진성을 살해했을 것이라는 강한 암시를 투척했는데, 제4회는 그런 암시가 역 암시, 페이크 암시였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황을 보여줬다.
제4회 마지막의 암시 또한 그럴 수 있다. 도원B의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아버지가 범인일 것이라는 강한 암시를 했는데, 이는 오히려 다음 회차의 큰 반전을 위한 작은 반전일 수 있다. 더 많은 반전이 가능하기에, B세계에서 아버지가 범인이었다면 시간이 더 지난 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을 보여줬을 가능성도 있다.
<트레인>은 자유롭게 반전을 할 수 있는 구성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제1회부터 정주행하는 시청자는 촘촘한 구성에 감탄하며 반전을 즐길 수도 있고, 전체 내용을 시청하지 않았다면 반전의 스토리텔링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제1회부터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