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 인상과 전기차 공장 신축을 골자로 한 2022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12일 이동석 부사장(대표이사)과 안현호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5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최근 전동화 확산 등 자동차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국내공장의 미래 비전 및 직원 고용안정 확보를 위해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과 기존 노후 생산설비를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회사는 특별 합의서를 통해 2025년 양산(2023년 착공)을 목표로 국내에 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고, 신공장으로의 차종 이관과 국내공장 생산물량 재편성을 통해 기존 노후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등 국내 투자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와 연계해 회사는 중장기 국내공장 개선 투자를 추진하며, 미래 제조경쟁력 강화 및 작업성/환경 개선을 위한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노조는 대규모 국내공장 투자 추진과 연계해 ▲유휴부지 및 글로벌 수준의 생산효율·품질 확보 ▲공장 재편에 따른 차종 이관과 인력 전환배치 ▲투입 비율 조정 및 시장수요 연동 생산 등 제반 사항에 대한 협의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화답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1996년 아산공장 완공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현대차 신공장을 건립하고, 기존 노후 생산설비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등 최대 국내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국내에도 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키로 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사는 미래산업 전환에 따른 인력감소에 대비해 생산 현장 기술직 신규 채용을 시행키로 합의했다. 2023년 상반기 내 전동화, 제조기술 변화 등을 고려한 전문인력 중심 기술직 신규 채용하고, 채용 규모 및 방식은 향후 정년퇴직 발생에 따른 필요 인원과 중장기 자동차 산업변화 감소 요인 등을 고려해 올해 11월 말까지 결정키로 했다.
임금인상과 성과금 규모는 전년도 경영실적 향상 및 최근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글로벌 지정학적 위협 등 대내외 위험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전년 대비 연봉 9% 포인트 수준이 증가하는 선에서 결정됐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4.3% 포인트 인상(9만8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수당 1만원,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이다.
또한 노사는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소 부문 인재 및 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키로 합의했다.
아울러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경영환경과 위험 요인의 선제 대응을 위해 노사 대표가 참석하는 ‘국내공장 대내외 위험성 대응 노사협의체’를 구성하고, 분기 1회 정례회의를 열어 미래 자동차산업 트렌드, 생산/품질/안전 지표 등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한편 회사는 정년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원칙을 이어갔다.
역대 첫 4년 연속 무분규로 이뤄낸 이번 잠정 합의는 국내 경제 회복과 부품 협력사 생산 차질 방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수급 대란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위험성 속에서도 노사가 국내공장 미래 비전과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는 논의 끝에 ‘4년 연속 무분규 잠정 합의'를 끌어냈다’라며, ”자동차산업 전환기와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사업장이 글로벌 허브(HUB) 역할과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