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멀티에어(Multiair)
지금까지 나온 CVVL 기술은 연속적으로 캠을 페이징할 뿐만 아니라 밸브의 리프트까지도 연속적으로 조절한다. 가변 밸브 타이밍 중에서는 가장 진보된 기술 중 하나인 것이다. 하지만 밸브의 리프트를 언제라도 자유롭게 바꾸고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유연하게 하는 것은 아직까지 힘들다. 많은 메이커들과 부품 회사들이 전자석 밸브기어를 연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기술적으로도 힘들지만 사이즈와 무게, 코스트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피아트의 멀티에어는 CVVL 이상의 밸브 컨트롤이 가능하다. 멀티에어는 1.4 파이어 엔진과 신형 900cc 2기통 엔진에 첫 선을 보이고 차후 다른 엔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멀티에어의 흡기 밸브에는 최소 5가지 타입의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리프트의 높낮이와 개폐 시간이 자유롭게 조절된다. 그리고 흡기 행정에서는 복합적인 밸브 리프트도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우선적으로 SOHC 4밸브 방식에만 적용된다. 이는 별도의 부품이 기존 흡기 캠샤프트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멀티에어 시스템은 캠샤프트와 밸브 사이에 유압식 챔버가 위치해 있으며 솔레노이드 밸브가 구동을 맡게 된다. 솔레노이드 밸브가 닫혔을 경우 유압 챔버의 오일이 캠샤프트를 움직여 흡기 밸브를 들어올린다. 반대로 솔레노이드 밸브가 열렸을 때는 유압 챔버와 캠샤프트는 연결이 해제돼 흡기 밸브도 닫힌 상태가 된다. 밸브가 닫히는 단계에서는 별도의 유압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최대 출력이 필요할 경우 솔레노이드 밸브는 항상 닫혀 있고 밸브의 열림 시간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간다. 반면 저회전의 토크가 중시될 때는 솔레노이드 밸브가 열리면서 흡기 밸브가 일찍 닫히게 조정한다. 피아트는 이 과정에서 매니폴드로 역류하는 공기의 흐름도 없앴다고 밝혔다. 부분적인 부하에서는 밸브를 빠르게 열어 실린더로 흡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빠르게 하고 실린더 내부에 발생하는 소용돌이 현상도 더 높여준다. 이 상황은 동일한 인테이크 스트로크에서 가능하며 일명 멀티리프트 모드로 불린다.
피아트에 따르면 멀티에어는 출력과 저회전 토크가 각각 10%, 15% 높아지는 한편 연비도 10% 개선된다. 거기다 냉간 시동 시 발생하는 HC/CO와 NOx의 배출량은 40%, 60%씩 감소한다. 피아트에 따르면 멀티에어는 스로틀의 조작 없이도 엔진에 흡입되는 공기의 양을 조절할 수 있고 이 때문에 터보와 자연흡기 모두 10% 이상의 연비 개선이 가능하다. 다운사이징 터보의 경우 비슷한 출력의 자연흡기 보다 25%나 연비가 좋아진다는 피아트의 설명이다. 천연가스 버전의 경우 CO2 배출량은 80g/km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기다 디젤 엔진에도 동일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어 코스트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도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정밀함을 요하는 부품들 때문에 고회전 엔진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