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지난 2월 출시한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의 직접적인 경쟁모델로 르노삼성 ‘ QM3’가 꼽히는 가운데, 최근 두 차의 안전성 평가 결과가 유럽에서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의 신차 안전 테스트 ‘유로 NCAP(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가 5월 29일 발표한 4개 차종의 평가 결과에 따르면,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 캡처(QM3)는 나머지 2개 차종과 달리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했다.
항목별로는, ▲36점 만점인 성인 승객 보호에서 트랙스가 34점(94%), 캡처가 32점(88%), ▲49점 만점인 어린이 승객 보호에서 트랙스 42점(85%), 캡처 39점(79%), ▲36점 만점인 보행자 보호에서 트랙스 23점(64%), 캡처 22점(61%)을 획득했다. ESC 등 안전보조장치 점수는 7점(81%)으로 동일했다. 등급은 별 다섯 개로 같지만, 항목별 점수와 총점은 트랙스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캡처는 성인 승객 보호 항목 중 전면 충돌 테스트에서는 운전자의 전신을 잘 보호한 반면 동반석 승객의 가슴 부위 보호에서 점수를 잃었고,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도 가슴 부위 보호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미 추돌시 목뼈 보호 부분에서도 점수를 잃었다. 어린이 승객 보호 항목에서는 18개월 더미(인체모형)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은 반면, 3세 더미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머리가 C필러에 부딪치는 것으로 나타나 실점했다. 하지만 49점 중 39점을 획득한 것은 해당 차급에서 최고수준이라고 르노측은 주장했다.
트랙스는 측면 이동 장애물 충돌에서 만점을 기록했지만, 그보다 조건이 가혹한 측면 고정 기둥 충돌에서는 역시 가슴 보호 부분에서 점수를 잃었다. 또, 보닛의 모서리 형상으로 인해 보행자 충돌시 골반 보호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트랙스가 어린이 승객 보호 및 보행자 보호 항목에서 최고 수준의 점수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결과를 통해 최근 출시된 쉐보레의 신차 모두가 최고의 안전 등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랙스는 아베오, 볼트, 크루즈, 올란도, 말리부, 캡티바에 이어 유로NCAP에서 별 다섯 개를 획득한 7번째 쉐보레 차다. 그런가하면 캡처는 르노 차 중 이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확인받은 15번째 모델이다. 두 차 모두,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로NCAP가 올해 초부터 더욱 강화한 기준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한편, 유로NCAP는 트랙스를 ‘소형 패밀리카(Small Family)’로, 차체가 트랙스보다 작은 캡처를 ‘수퍼 미니(Supermini)’로 분류했다. 또, 트랙스는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1.7리터 디젤 LT, 캡처는 1.0 TRENDY 사양의 차를 테스트했다.
한편, 한국지엠이 생산·수출하는 쉐보레 트랙스는 5월부터 유럽 각국에 출시되고 있으며, 르노는 스페인에서 캡처를 생산해 3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판에 나섰다.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 르노 캡처를 수입해 국내에 QM3로 판매할 예정이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