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관련된 모든 것을 콘텐츠로 채택하는 ‘Woo Lara 우라라’ 채널의 크리에이터 우라라는 “내일은, 나도 크리에이터”에서 멘토로 참여할 예정이다.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서울산업진흥원 주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8월 26일부터 9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우라라는 9월 2일과 9일에 촬영 및 편집 실습 시간에 미래의 크리에이터와 만난다.
우라라는 한국말, 영어를 번갈아가며 영상을 만들고 있고, 영어와 포르투갈어를 기본 자막으로 제작하고 있다. 시청자 대부분이 브라질 사람들로 알려져 있는데, 1인 방송을 통해 한류 크리에이터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하 우라라와의 일문일답
◇ ‘Woo Lara 우라라’ 채널의 크리에이터 우라라! 그는 누구인가?
- ‘Woo Lara 우라라’ 채널과 본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한국에서 평범하게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우라라입니다. 한국에 관련된 모든 것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습니다. 해외 구독자들을 위해 영상을 만들다보니 자막이 필수적이어서요, 영상 촬영할 때는 한국말, 영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고 있으며 자막으로는 영어, 포르투갈어를 기본으로 항상 제작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을 주로 하고 있고, 2016년 11월에 시작해서 현재 구독자가 6만 명이 넘었습니다.
- 유튜버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2013년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국에 어학연수를 간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 미국 영어만 배웠다보니 영국 영어에 대해 어학연수 가기 전에 좀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책 읽으면서 공부하기 싫어서 제가 원래 즐겨보던 유튜브로 영국 유튜버들을 찾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영어를 잘 못하던 시절이라 비디오 내용을 100% 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도 영상이 너무 재밌고 흥미로웠어요. 실제로 영국 어학연수를 가면서 “나도 유튜브 시작해봐야지!”라고 했지만 실천으로 옮기진 못했었습니다.
어학연수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유튜브를 시청만 하던 와중에 브라질에서 온 남자친구를 만나게 됐고, 브라질 문화와 한국 문화를 서로 배울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남자친구가 포르투갈어로 자막을 항상 달아준다고 했기 때문에 저는 한국어, 영어로 이야기 하고 자막으로 영어, 포르투갈어를 달면서 영상을 만들게 됐습니다.
◇ 보는 유튜브, 찍는 유튜브, 편집해서 올리는 유튜브는 달랐다
- 처음 시작이 어려운데 첫 동영상은 어떻게 찍게 됐나요?
처음엔 유튜브를 많이 봤으니까 촬영하는 건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남자친구랑 데이트하면서 첫 영상이니까 잠깐 30분정도 촬영하면 되겠지 생각하면서 이태원에 있는 예쁜 카페에서 미니 삼각대를 놓고 촬영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제가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할 때마다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면서 “뭐야? 촬영인가? 쟤 누군데?”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급 자신감이 떨어진 저는 남자친구한테 촬영을 포기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어요.
30분 정도면 끝날 줄 알았던 촬영은 제 자신감 문제 때문에 2시간이 넘게 계속되었고,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는 순간에 한 문장 촬영하고, 쉬다가 또 한 문장 촬영하고 하다 보니 시간이 엄청 길어졌었어요.
겨우 겨우 촬영을 끝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영상 편집을 전혀 할 줄 몰랐어요. 결국 회사 동료에게 부탁해서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가면서 편집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제 첫 영상은 촬영 3시간에 편집 이틀이 소요됐고 약 1분 40초의 영상이 제작됐습니다. 그때 제가 촬영을 포기했다면 지금까지도 저는 유튜브를 안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남자친구가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유튜브를 하면서 제일 어렵고 힘든 점은 ‘시간’인 것 같아요.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 보니, 촬영을 하거나 편집을 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요. 회사에서 그래도 많이 편의를 봐주셔서 시간 날 때 촬영, 편집을 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긴 시간을 할 수는 없다보니 일주일에 영상 하나 올리는 것도 조금 힘든 상황이에요.
또 시청자 대부분이 브라질 사람들인데 제가 포르투갈어를 아예 못한다는 것도 큰 장애물이에요. 자막은 남자친구가 써주지만, 댓글을 읽거나 답글을 달 때는 보통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 번역기가 생각보다 성능이 좋아서 번역기 쓰는 줄 모르는 시청자분들도 많았어요! 세상이 좋아져서 너무 다행입니다.
- 기억에 남는 영상이 있나요?
첫 영상을 찍은 날, 카페에서의 3시간의 촬영을 마치고 이태원으로 갔어요. 그 날이 마침 세계음식축제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첫 영상은 카페에서 사람들이 쳐다봐서 내가 못 찍은 거야! 야외에서 찍으면 더 잘 할 수 있어. 사람들이 안 쳐다 볼 거니까.”라고 남자친구한테 으름장을 놓으며 세계음식축제 영상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축제 모습도 찍고, 음식도 찍으며 다양한 모습을 찍는 건 쉬웠습니다. 심지어 앉아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자신감이 더 생기고 시선도 덜 받게 되어서 즐겁게 촬영을 했어요. 또 촬영 핑계로 여러 나라 음식을 사서 먹어보기도 했죠(웃음).
하지만 이번 야외 영상의 문제는, 영상 속 제 모습이 너무 맘에 안 든다는 것이었어요. 촬영을 다 끝내고 다시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촬영한 내용을 확인하는데, 영상은 엄청 흔들리고 제 모습도 맘에 안 들고, 남자친구가 찍어준 장면은 제가 원하는 앵글도 아니었고…….
편집을 하면서 더더욱 영상이 싫어져서 결국 편집을 다 해놓고서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이번에도 남자친구가 “우리 고생해서 촬영했는데 이렇게 버리지 말자. 올린 다음 일주일 지나고 나서 다시 삭제할지 말지 생각해보자.”라며 저를 설득했고, 영상을 결국 올리게 되었죠. 하지만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어요.
제가 정말 맘에 안 들어 했던 영상인데 이 영상이 당시에 제일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영상들이 넘지 못했던 조회수 1,000을 넘고 점점 댓글이 많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구독자도 이 영상 덕분에 많이 얻게 되었고, 결국 저는 남자친구 덕분에 또 한 번 유튜브 생활을 연명할 수 있게 되었죠. 이 영상이 없었더라면 아마 6만 구독자까지 못 얻었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제 유튜브 채널은 남친 덕분에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 크리에이터가 된 우라라,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
- 크리에이터가 된 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제일 좋은 건 미래에 제 모습을 보며 추억거리로 삼을만한 영상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10년 뒤, 20년 뒤 제가 옛날에 만든 영상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요. 아직 영상에는 저만 나오고 남자친구는 안 나오고 있는데, 10만 구독자가 넘게 되면 남자친구도 슬슬 등장시킬 계획입니다.
또 지구 정 반대편에 있어서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댓글을 통해서 소통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청자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좋아요. 편지를 써주시는 분도 있고 영상편지를 보내주시는 분도 있어요. 제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나쁜 점이라면, 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항상 시간에 쫓겨 사는 것 같아요. 촬영시간도 없고, 편집에 힘을 쏟을 시간도 없어요. 또 자막까지 모두 완료가 된 다음 영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영상 하나를 제작하는 시간도 남들보다 길어요. 시청자들과 언어권이 일치해서 그냥 해당 언어로 이야기 한 다음 편집도 거의 안하고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유튜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제일 부러워요. 제가 만약 포르투갈어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다면 영상 제작시간도 짧아지고 힘도 덜 들었을 것 같아요.
- 악플 얘기를 안 할 수 가 없겠어요. 악플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제가 처음으로 받은 악플은 닉네임이 ‘Japanese Empire’이며 사진은 일본 전범기를 달고 있는 유저가 남긴 ‘국제창녀’였어요. 이렇게 다 말해도 되나 싶지만, 첫 악플이었기에 기억이 잘 나요. 제가 외국인 남친이 있어서 저를 그런 식으로 부르는 거였는데, 댓글을 보자마자 정말 심장이 철렁했을 정도로 놀랐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참 불쌍한 것 같아요. 외국인 남친이 있기 때문에 제가 국제창녀라니! 굉장히 시대착오적이고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인 것 같아요. 처음에 상처 받았는데, 잘 생각해보면 한심하고 불쌍한 사람인 것 같아서 그냥 댓글을 삭제하고 끝냈어요.
그 외에도 몇 번 ‘Japan is better than Korea!’ 혹은 ‘Koreans are terrible.’ 같은 댓글을 봤는데 그냥 관심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안쓰럽고 불쌍해요. 원래는 악플에 답글 달면서 저도 같이 욕하고 싸울까 싶었는데 동료 크리에이터들이 무반응이 제일 최선이라고 하셔서 답글을 안 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영상을 만들 때 신경 쓰고 있는 점이 있다면?
한국 문화에 대해 영상을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 했으니 최대한 중립적으로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한류를 좋아해서 한국 문화에 관심 갖게 된 외국인 구독자들에겐 한국의 안 좋은 점도 많이 보여주려고 하고 있어요.
실제로 한국 드라마, 케이팝 때문에 한류에 빠져서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실망을 많이 하고 돌아가는 모습도 봤고 힘들어하는 것도 봤기 때문에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한류가 좋아서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보통 “한국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멋있고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나라일거야!”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따라서 한국을 현실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좋은 점만을 부각시키거나, 그렇다고 나쁜 점을 부풀리거나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 영상을 보고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라는 댓글을 다는 외국 구독자분들을 많이 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한국과 브라질이 교류가 많지 않아서 서로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인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아는 단어인 ‘따봉!’이 브라질에서 흔히 쓰는 말이라는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 유튜브 채널이 시작이 되어 더 많은 분들이 브라질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더욱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브라질에도 한류를 좋아하는 커뮤니티가 굉장히 커서 한국을 오고 싶어 하는 10대~20대 한류 팬들이 많아요. 하지만 대부분이 한국을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좀 걱정입니다. 한국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것이 아닌, 제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한국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어서 실제로 한국에 왔을 때 “우라라 유튜브 채널이 많이 도움이 되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