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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화유기’(10)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게 뭔지 모른다

발행일 : 2018-01-29 04:05:43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제10회는 이소연(책장수 역)에게 삼장의 운명을 다 넘겨버린 오연서(진선미 역)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승기(손오공 역)와의 계약도 모두 이소연에게 넘어간 것이라고 차승원(우마왕 역)과 이엘(마비서 역)은 추정하고 있다.

평범한 인간으로 사는 가치가 엄청나게 중요한 것은 맞는데, 오연서는 자기가 가지지 못한 그 가치를 추구하면서 이승기가 얼마나 소중한 대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헛갈리고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가진 게 뭔지 모르는데,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진 사랑이 아닌 상대가 엄청나게 노력해서 저절로 내게 온 사랑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화유기’의 오연서는 그런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이소연은 이승기와 오연서의 계약을 포괄적으로 승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어린 오연서의 대리인 역할을 할 뿐이다?

‘화유기’는 제9회부터 이소연에게 넘어간 것이 어디까지 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승기를 부를 수 있는 권한과 능력만 넘어간 것인지, 세상을 구해야 하는 소명 또한 넘어간 것인지에 대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승기를 소환한 것을 보면 권한과 능력이 넘어간 것은 맞는데, 요괴인 책장수가 세상을 구할 소명을 수행할 것인지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삼장의 소명은 요괴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벌로 받게 된 소명이었기 때문이다.

이소연과 대화를 통해 루시퍼기획과의 계약을 추진한 차승원은 이소연이 삼장의 소명을 맡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없애야 할 대상의 요괴라고 판단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하나씩 살펴보면, 손오공과 계약을 한 것은 꼬맹이 진선미이다. 진선미 전체가 책장수에게 넘어간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진선미만 책장수에게 속아서 책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즉, 이소연은 오연서와 삼장의 능력을 주고받기로 예약한 것이 아니라 힘들었던 어린 시절만 가져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계약이 책 속으로 딸려 들어간 것이고, 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장악하고 있었던 이소연이 이승기를 부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소연은 스스로 자기가 금강고의 새로운 주인이고 이승기의 심장은 이제부터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소연은 배타적으로 확정된 독점적 권리를 누리는 게 아니라 어린 오연서의 권한대행일 뿐일 가능성이 많다.

이소연을 본 이승기가 바로 마음을 빼앗기지도 않았고, 이소연의 말에 바로 굴복당하지 않았다는 것이 증거이고, 금강고를 작동시킨 게 삼장의 능력인지 인간 진선미의 능력인지 알 수가 없다는 성지루(수보리조사 역)의 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소연이 삼장의 능력을 가져간 게 아니라 어린 오연서를 데리고 있기 때문에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면, 이소연으로부터 삼장을 다시 가져오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어린 오연서를 오연서에게 다시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삼장의 능력과 소명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소연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삼장의 능력을 영구 점용하는 게 아니라 사기와 기망에 의한 불법적인 방법으로 임시 점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화유기’는 원래의 스토리텔링으로 어렵지 않게 돌아올 수도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게 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를 불행하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을 가져가 달라고 오연서는 이소연에게 부탁했고, 이소연은 오연서의 부탁을 들어준다. 오연서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평범한 삶을 추구하면서, 자신에게 온 이승기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잘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혹은 상처받지 않으려고만 하는 마음 때문에 생긴 일이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게 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가 죽도록 노력해서 얻은 게 아니라 저절로 생긴 것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사랑에 대해서는 더더욱 극명하게 적용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노력해서 얻은 사랑이 아닌 운명처럼 자기에게 다가온 사랑에 대해서는 그 소중함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화유기’의 오연서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오연서도 이승기를 좋아하는 건 맞는데, 이승기를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자기의 자존심이나 사랑을 의심하는 마음이 더 크다.

◇ 희생적인 사랑을 하는 이홍기, 희생적인 사랑을 하기 시작한 이승기

‘화유기’에서 이홍기(저팔계 역)는 인기 연예인 PK로 바람둥이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동해 용왕의 둘째 아들 옥룡이 들어오기 전 윤보라(앨리스 역)를 존중하며 지켰던 마음과 위기에 빠진 이세영(좀비 소녀 역)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을 이홍기는 보여주고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홍기는 ‘화유기’에서 메인의 주인공이 아닌 서브의 주인공이거나 조연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순수한 마음과 상대를 진정으로 대하는 태도, 지고지순한 마음은 기존 이홍기 팬들뿐만 아니라 ‘화유기’의 시청자들도 가장 큰 판타지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유이다.

날건달 같고 나쁜 남자의 전형인 것 같기도 하고 츤데레 같기도 했던 이승기가 오연서를 진정으로 위하는 희생적인 사랑을 시작했다는 점은 ‘화유기’의 중후반부의 정서를 바꿀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그렇지만 이승기가 ‘질척거린다’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역할 또한 지속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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