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가람 감독의 <우리는 매일매일>은 서울독립영화제2019 (제45회) 본선경쟁 부문의 장편 영화이다. 감독의 실제 경험을 담은 이야기를 통해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 영화감독이 된 계기에 대해 알려준다. 개인의 차원이 아닌 집단의 차원에서의 폭력이 가진 죄의식 없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공유한다.
◇ 감독의 실제 경험을 담은 이야기!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 영화감독이 된 계기
<우리는 매일매일>은 감독의 실제 경험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던 사람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피해 다녀야만 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감독은 분노에 가득 차 공격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가능한 평정심과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는 매일매일>에서 감독은 그때 그 페미니스트들을 찾아간다. 직장에서도 페미 전사가 됐을 수도 있다고 상상했던 사람들이 현실인이 돼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과거의 페미니스트였는데 현재 젊은 페미니스트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 무서워서 말을 붙이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하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를 이전에 알던 사람에게 했더니 너는 예전에 더했다고 말해줬다고 고백한다.
솔직한 고백은, 강하고 센 사람들이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그때 그 상황에서 의견을 전달하고 관철시키고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겠다고 느껴지게 만든다. 영화에서 별도로 언급이 되지는 않지만, 이는 남녀가 아닌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개인의 차원에서의 폭력과 집단의 차원에서의 폭력
누군가는 관습적으로 다분히 장난처럼 한 집단적인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개인의 차원에서의 폭력이 아닌 집단의 차원에서의 폭력이 이뤄질 때, 가해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이 가해자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따라서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매일매일>은 보여준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제대로 알고 인식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가해가 우리 주변에 관습적으로 많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서로 다른 시야가 아닌,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시야에서 영화를 보면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 혼자가 아니라는 것
“친구들을 만나기 전엔 나 혼자만 헤매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고 괴로웠다. 영화를 만들며 그들의 솔직한 고민과 삶에 대한 단단한 태도를 만났다. 친구들은 매일매일 고군분투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덕분에 나 역시 나의 길을 계속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감독은 영화 후반부에 솔직한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통해 감독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데, 같은 곳에서 지금 같은 일을 하지 않아도 같은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달한다.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사항일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