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휘 연출, 마진원 극본, tvN 금토드라마 <보이스 시즌4: 심판의 시간>(이하 <보이스4>) 제1화 ‘네 번째 골든타임’은 시작부터 극한의 상황으로 밀어 넣으며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빌런의 쫓아가며 그 실체를 벗기던 이전 시즌과는 달리, 빌런의 존재를 제1화부터 드러내고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빌런이 1명 단독이 아닌 3명인 이유 또한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무척 중요할 수 있는데. 강권주(이하나 분)와 빌런과의 관계, 이하나 배우의 1인 2역 여부 또한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시작부터 극한의 상황으로 밀어 넣는 <보이스4>
놓치지 말아야 할 소리 <보이스4>는 제1화부터 극한의 상황으로 밀어 넣으며 시작했다. 한 번에 깊게 훅 들어가면서 고급스러움과 날 것의 느낌을 공존하게 만들어, 무서워서 못 보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계속 몰입하게 만들었다.
시작부터 청각적으로 접근해 더 무섭게 느껴졌는데, 특히 청각에 민감한 시청자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보이스4>는 청각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이다. 듣지 못한다면 어떨까가 아닌 더 많은 것을 듣게 된다면 어떨까? 축복일까, 아닐까?
듣지 않았으면 그냥 넘겼을 많은 말에 상처받고 흔들리고 좌절할 가능성이 많아질 수 있다는 상상 또한 가능하다. 강권주의 초청력, 초능력적 청음력이 보이스 프로파일러로서는 뛰어난 재능이지만 그로 인해 힘든 일을 겪어야 한다는 점과 통하는 면이 있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에서 그것도 첫 방송(제1화)부터 <보이스4>가 질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 또는 연출 내면에 날카로운 잔인함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한 번에 깊게 들어가도 빠져나올 수 있다는 내적 탄탄함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극한의 방향으로 내딛더라도 근본 알맹이를 끝까지 붙잡고 있을 수 있다는 내적 자신감이 힘든 이야기를 대강 넘기지 않고 치열하게 파고들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이전의 보이스 시리즈처럼, 눈을 감아야 할 정도로 보기 힘든 장면 속에서도 결국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겠다는 치밀한 애착을 <보이스4>에서도 기대하게 된다.
◇ 빌런이 단독이 아닌 3명의 팀인 이유는?
<보이스4> 제1화는 강권주에게 서커스맨으로부터 예고 메일이 전달된다. 서커스맨이라는 닉네임은 한 명을 지칭하는 것인지, 3명 팀의 이름인지, 아니면 3명이 속한 더 큰 조직 혹은 그들의 보스를 가리키는 것인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보이스4>가 이전의 시즌과 다른 점은 빌런의 얼굴을 제1화부터 보여줬다는 점이다. 빌런이 누구인지를 추적하며 풀어가던 방식이 아닌 것이다. 디테일한 스타일과 진행이 이전 시즌과 바뀐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제1화에 등장한 지금 빌런이 빌런의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빌런을 단독이 아닌 3명으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하나가 강권주 역과 빌런 역의 1인 2역인지의 여부도 <보이스4> 제1화가 던진 큰 궁금증 중 하나이다. 시청자 중에는 1인 2역이 확실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 또한 설득력 있는 추정이다.
만약 1인 2역인데 빌런이 단독이었다면, 즉 이하나 배우가 빌런 역을 단독으로 했다면 실제 배역을 한 이하나 배우와 시청자들은 지금보다도 더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시청자들이 이하나 배우와 시즌1부터 지금까지 동행했기 때문이다.
빌런 역이 이하나 배우가 아닌 경우 빌런이 단독이었을 경우, 비슷한 외적 이미지의 배우와의 대결, 비슷한 외적 이미지의 배역과의 극한 대결로 인해 시청자들이 너무 힘들어졌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강권주와 비슷한 이미지를 등장시키면서 3인의 빌런은 채택한 것은 똑똑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빌런에게 강권주와 똑같은 지능이 있을까에 대한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쉽게 생각하면 빌런은 강권주와 같은 수준의 초청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지만, 의외로 초청력이 없을 수도 있다는 가정 또한 가능하다.
<보이스4> 제1화에서 빌런이 206호에서 205호로 옮기면서 소리를 듣는 모습을 보면, 초청력까지는 아닌 청음력을 가진 게 아닐까 가정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빌런은 강권주와 쌍둥이, 언니나 동생 등 혈연으로 묶인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전혀 다른 남일 수도 있다.
빌런은 <보이스> 시즌1, 시즌2, 시즌3에 등장했던 사람이거나 그때의 빌런의 복수를 위해 등장한 인물일 수도 있다. 강권주를 범인으로 착각해 궁지에 몰아넣기 위하여 성형, 분장, 특수분장 등의 방법으로 강권주와 비슷한 얼굴로 변신한 빌런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빌런이 남자일 가능성 또한 무턱대고 제거하기는 아직 이를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