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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연극(2) ‘쪽마루 아틀리에’

발행일 : 2016-12-19 17:12:42

유림 작/연출, 아트브릿지의 ‘쪽마루 아틀리에’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12월 16일에서 31일까지 공연되고 있다. 이 작품은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 어린이 청소년 부문 최초 선정작,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 공연 연극분야 선정작이다.

화가 박수근의 삶과 작품으로 그린 세대 공감 가족극으로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작품이다. 박수근이 실제 겪은 사건들과 작가적 상상력이 결합돼 만들어진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독학으로 화가의 길을 걸은 박수근의 삶을 조명하다

‘쪽마루 아틀리에’는 박수근의 그림 영상으로 시작한다. 무대는 박수근의 그림 분위기가 느껴지는 집이 설치돼 있다. 박수근은 실제로 창신동 집 쪽마루를 아틀리에 삼아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작품을 제작한 아트브릿지가 창신동에 둥지를 틀었다는 점도 인연이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개봉 예정 영화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처럼 화가의 삶을 다룬 영화는 종종 제작되는데, 무대 공연으로 제작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그림이 가진 미적 감각과 화가의 기이한 행동이, 영화에서는 화려한 미장센과 드라마틱한 연기로 표현될 수 있는데, 무대에서는 감각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수근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으며 그림을 그린 장소도 집의 쪽마루로 한정된다. 예술가로서의 괴팍함을 발산하기보다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박수근과 그의 작품이 연극의 소재로 사용되기에 적합할 수 있었다고 사료된다.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주변의 일상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박수근

화강암에 그린 것 같은 질감을 주는 것이 특징을 보여주는 박수근은 그림의 소재를 딸, 가족, 이웃에서 찾았다. 주변 일상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박수근의 마음은 ‘쪽마루 아틀리에’에 잘 표현돼 있다.

이강희(박수근 역), 김장동(수레 역), 윤영민(원앙 역), 홍상용(나목 역), 이지영(모란 역), 장하나(소녀 역) 등 6명의 배우는 대부분 일인 다역을 소화하며 박수근의 주변에서 그림의 소재가 된 사람들을 표현한다.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쪽마루 아틀리에’ 무대는 독특한 시간들도 있는데, 비 오고 물보라 치는 장면은 흰 천을 이용해 표현했는데 마치 무용 공연 같은 안무가 돋보였다. 보통 조명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과 천의 움직임을 통한 안무는 정적인 시간이 많은 이번 공연에서 동적인 입체감을 줬다.

극 중 인형극도 인상적이다. 본격적인 인형극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의미일지 인형극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하게 만든다,

◇ 내레이션의 일부를 자막으로 표현했더라면 어땠을까?

‘쪽마루 아틀리에’는 내레이션과 방백이 많다. 우리나라 관객들은 사건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은 싫어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내레이션은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사건은 행동으로 보여주면 되는데 내레이션으로 표현될 경우 감정선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쪽마루 아틀리에’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쪽마루 아틀리에’에서는 미리 녹음된 내레이션을 사용하기보다는, 방백의 형태로 표현되는 내레이션이 주로 사용된다. 너무 자주 사용되는 방백의 내레이션은 관객의 성향에 따라 불필요한 설명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방백의 시간을 확 줄이고, 대신 영상의 자막으로 표현했으면 몰입된 상태를 더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눈으로 보이는 것 너머에 진실이 보인다고 박수근은 말한다. 그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 우리 이웃의 진짜 마음을 그렸다. ‘쪽마루 아틀리에’는 박수근의 작품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의 삶과 마음, 정신세계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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