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토일드라마 ‘듀얼’ 제14화는 류미래(서은수 분)가 불법 실험의 당사자인 이용섭(양세종 분)-한유라(엄수정 분) 박사의 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딸인 이주희를 숨기기 위해 이름을 류미래로 바꿨던 것인데, 교통사고를 당한 류미래가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보면 치료제를 몸 안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류미래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듀얼’에서 치료제를 약통에 보관하지 않고 인체에서 보존한다는 개념을 설정한 것은 흥미롭다. 치료제가 몸속에서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범위 내에서 유지된다는 것인데, 원래 있던 장기가 만들어내는 효소처럼 치료제가 몸속에서 몸의 일부로 정착했다는 점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 이용섭 박사의 기억이 점점 생생해지는 이성준, 그 이유는 무엇일까?
‘듀얼’에서 이성준(양세종 분)은 이용섭 박사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렸는데, 스토리텔링상 비어있는 연결고리를 하나씩 알려주는 역할을 했었다. 그런데, 제14화에서는 자신에게 이용섭 박사의 기억이 왜 점점 생생해지는지 이성준은 궁금증을 갖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그런 설정이 결말로 치닫는 ‘듀얼’에서 어떤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까? 지금까지는 이성준과 이성훈(양세종 분)에서 모두 이용섭 박사의 일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이성준과 이용섭 박사가 더 많이 겹쳐 보인다.
◇ 한유라 박사에게 나타난 세 명의 자식, 류미래, 이성준, 이성훈
‘듀얼’ 제14화에서 한유라는 류미래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온 자신의 친딸 이주희를 만난다. 그리고, 한유라 박사를 자신들의 심리적인 엄마인 진수진 박사로 기억하고 있는 이성훈과도 만나게 되면서, 한유라는 류미래, 이성준, 이성훈과 모두 만나게 된 것이다.
이성훈은 이성준과 어떤 접점으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한유라를 통해 갈등이 해소될 수도 재격발될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한유라가 갈등을 고조하게 만들고, 류미래가 관계 사이의 갈등을 봉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유라, 이성훈, 이성준, 류미래, 장득천(정재영 분)이 한자리에서 만난 장면은 ‘듀얼’ 전체를 통틀어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섯 명 사이의 갈등과 개인적 목적은 서로 다른데, 어쩌면 더 큰 세력인 산영제약 앞에서 다시 뭉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듀얼’ 제14화의 마지막에 한유라 박사는 이성훈이 당긴 방아쇠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는데, 진짜 죽은 것일 수도 있고 죽음 직전에 간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됐다.
만약 한유라가 죽었다면 이성훈과 이성준은 심리적인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고, 이용섭 박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펼칠 연결 고리가 끊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제15화 방송에서 죽음 직전까지 간 한유라가 죽지 않았다면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다시 열릴 것이다.
◇ 치료제가 긴급하게 필요한 사람은 이성준, 이성훈, 장수연, 박산영
류미래의 몸 안에 치료제가 있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데, ‘듀얼’에서 치료제가 필요한 인물은 이성준과 이성훈, 그리고 장수연(이나윤 분)과 산영제약 회장 박산영(박지일 분)이다.
또한, 산영제약의 후계권을 장악하기 위해 박산영의 딸 박서진(조수향 분)도 치료제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듀얼’의 치료제가 어떤 특정 인물에게 도움을 줄 것인지도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혹시 류미래의 몸 안에 들어있는 치료제가 아닌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돼 다 같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결론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
‘듀얼’은 한 주의 방송을 남기고 있다. 제15화, 제16화(최종화)에서 최조혜(김정은 분)이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시청자들은 최조혜를 해결사라기보다는 트러블 메이커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많은데, 그런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마지막을 향하는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