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토일드라마 ‘듀얼’ 제6화는 절대악 살인마 성훈(양세종 분)과 기억을 찾기 시작한 성준(양세종 분)의 질주가 이어졌다. 양세종은 성훈과 성준으로 나눠진 악과 선의 1인 2역을 소화했는데, 제6화 마지막에는 복제인간이 아닌 원본인간이 등장해 제7화부터는 1인 3역을 펼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성훈과 성준, 두 다른 캐릭터를 1인 2역으로 소화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인데, 원본인간이 깨어난다면 성훈과 성준이 합해진 캐릭터까지 연기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듀얼’에서 연기력으로 호평받는 양세종이 한 단계 더 높은 감탄을 받게 될지 궁금해진다.
◇ 서은수가 양세종의 딸이거나 그 언저리에서의 밀접한 관계였을 가능성 대두
‘듀얼’ 제6화에서는 양세종이 소화한 성준 캐릭터의 장기가 60~70대라는 것을 긴 시간에 걸쳐 알려줬다. 장기를 기준으로 한 신체 나이로만 따진다면 정재영(장득천 역)보다 양세종이 더 나이가 많은 것이다.
이는 서은수(류미래 역)가 의문을 가진 것처럼 복제품의 핸디캡을 표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서은수와 양세종의 관계를 풀어내면서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동력을 론칭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양세종은 서은수의 임신한 모친과의 기억을 떠올렸고 이는 양세종이 서은수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암시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더라도, 서은수의 모친과 연결된 사람이 성훈과 성준, 그리고 원본인간 중 어떤 양세종일지는 아직 추정하기 쉽지 않다.
제5화 방송에 대한 본지 리뷰에서는 성준 캐릭터가 정재영의 득천 캐릭터에게 반말하는 이유가 위상과 역할의 변화일 수 있다고 언급했었는데, 제6화를 보면 단순한 위상과 역할 변화만이 아닌 양세종의 나이에 대한 암시였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 극한의 상황에서 되살아나는 성준의 기억, 그렇지만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 놓지는 않는다
‘듀얼’은 제5화부터 제6화를 거치면서 극한의 상황이 됐을 때 성준의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런 방식은 이야기를 급격하게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인데, ‘듀얼’은 이런 장치를 설치해 놓고 활용은 크게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더 큰 질주를 위한 숨 고르기, 완급조절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빠르고 자세하게 풀어 놓지 않는 경우 최근의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볼 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매화 영화 같은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한 화차의 방송에서도 기승전결을 기대한다.
‘듀얼’은 제6화 방송까지 진행됐고 아직 남은 방송이 더 많지만, 전체 방송 분량의 중간인 제8화까지 일단의 갈등이 진전돼 해소됨과 동시에 새롭고 더 큰 갈등이 론칭되지 않는다면 ‘듀얼’ 후반부를 대하는 시청자들의 기대는 아쉬움으로 공조될 수도 있다.
드라마가 매 방송마다 영화처럼 재미있는 시대에 살면서 시청자들은 즐거운 만끽을 할 수 있지만, 시나리오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전체적인 이야기와 디테일을 모두 챙기느라 예전보다 훨씬 업무가 힘들어졌을 수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의 롱런 발전을 위해 시청자들의 너그러운 기다림과 응원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