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토일드라마 ‘듀얼’ 제5화는 살인 예고장을 찾아 투견장에 간 복제인간 성준(양세종 분)이 성훈(양세종 분)과 마주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1인 2역을 하던 양세종은 이전 회차까지는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등장하거나 같이 등장하더라고 강한 신체적 접촉은 없었는데, 제5화에서는 양세종이 펼친 두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 양세종과 만난 양세종, 본격적으로 같은 시간에 1인 2역을 펼치는 양세종
‘듀얼’에서 양세종은 성준 역을 할 때와 성훈 역을 할 때 별도로 촬영을 했을 것임이다. 완성된 드라마를 볼 때 양세종은 성훈과 성준 중 어떤 캐릭터에 집중해 볼 것인지, 누구에게 더 감정이입하고 누구를 더 안쓰럽게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양세종은 어떤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생각할까? 시청자들은 어떤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생각할까? 악역일지라도 성훈 캐릭터 또한 차갑지만 계속 바라보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가는 자신이 창출해낸 모든 캐릭터 중에서도 더 좋아하는 캐릭터와 미워하는 캐릭터를 모두 가지게 되는데, 양세종의 경우 자신이 연기한 두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를 더 좋아할지 궁금하다.
아직까지의 연기로만 판단하면 양세종은 두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를 자신의 메인 캐릭터로 생각하는지 판다름 나지 않는다. 그만큼 양세종은 두 역할에 각각 몰입해 있다는 것을 뜻하며, 드라마의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 득천에게 반말하는 성준, 변화된 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다
‘듀얼’ 초반부에 정재영(장득천 역)은 반말을 하고 양세종은 존댓말을 했는데, 두 사람이 같이 움직이면서 양세종은 정재영에게 반말을 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반말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행동하는데, 반말을 하는 이유와 정서에 대해서 궁금증을 유발한다.
정재영과 양세종은 현재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의 상황도 중요하지만 지나온 과정을 고려하면 양세종이 더 상위의 입장이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김정은(최조혜 역) 또한 정재영에게 반말을 하는데 ‘장팀장’이라는 호칭 대신 가끔씩 ‘오빠’라고 부르기도 한다. 과거에 두 사람은 현재와 다른 관계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데, 김정은이 정재영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동등한 입장이라기보다는 현재 검사 신분으로 더 상위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서은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과거에서 어떤 스토리텔링을 끌어낼 것인지 미래에 어떤 스토리텔링을 만들 것인지?
‘듀얼’ 제5화에서 서은수(류미래 역)는 이성준 캐릭터일 때의 양세종이 결백하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정재영 이외에도 양세종을 믿는 사람이 됐다. 결정적인 순간에 서은수는 양세종과 정재영의 탈출을 도왔고, 추격을 같이 하는 동료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류미래 캐릭터는 의대 출신의 기자로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고 체력은 강하다. 돌아가신 엄마 류정숙(김보정 분)의 유품에서 인간 복제 실험에 대한 오래된 연구 자료를 발견하고, 자료 속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이런 서은수가 정재영과 양세종에게 본격적으로 합류한 것은 흩어진 사건의 연결고리가 밝혀지며 큰 그림을 보여줌과 동시에 강한 질주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