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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듀얼’(16) 종방 후 이성훈을 살렸어야 한다는 의견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온 이유는?

발행일 : 2017-07-24 14:11:25

OCN 토일드라마 ‘듀얼’이 제16화(최종화)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복제인간과 그에 따른 인간성 분리라는 참신한 소재 속에, 정재영의 연기를 보러 왔다가 양세종을 만났다는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흥미로운 점은 양세종이 맡은 1인 3역 중 이성훈은 살지 못하고 이성준은 살았고, 장득천(정재영 분)의 딸 장수연(이나윤 분)도 살았는데, 종방 후 시청자들은 이성훈을 살렸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 이성훈이 준 어떤 정서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이성훈을 움직인 메시지, 이타적인 마음

‘듀얼’이 제16화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전에, 이성훈의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누구는 자기 딸을 살리려고 나 보러 대신 죽으라고 하는데, 누구는 자기 아버지를 살리지 않으려고 나 보러 죽으라고 한다는 이성훈의 독백은 이성훈의 결단에 개연성을 불어 넣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런 대반전의 정서가 촘촘한 암시와 복선을 통해 시청자들이 기대하게 만든 후 펼쳐졌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갑자기 펼쳐진 반전에 대해 시청자들은 성향에 따라 마음을 움직인 이성훈이 반가울 수도 있고, 좀 낯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보통 사람으로서의 삶의 가치와 의미

‘듀얼’에서 복제인간 이성훈, 이성준, 그리고 병에 걸린 사람들은 보통 사람으로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자신들의 소망에 빗대 전달했다.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보통 사람으로서의 삶의 가치와 의미는 무척 위대하다는 것을 ‘듀얼’을 보면서 알 수 있다.

◇ ‘듀얼’의 가장 큰 수확은 뭐니 뭐니 해도 양세종의 발견

양세종이 1인 3역을 소화한 것이 아니라, 양세종의 복제인간이 다른 연기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양세종은 표정과 어투에 있어서 이성준, 이성훈, 이용섭의 3역을 모두 다르게 소화했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감정이 격해지지 않은 평상시의 모습으로 이성훈과 이성준 캐릭터를 다르게 표현했다는 것은 무척 돋보였다. 절제미 속에서 디테일한 차이로 만들어낸 명품 연기는 앞으로도 양세종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이성훈과 이성준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에서 양세종은 상대 없이 감정 연기를 해야 했을 수도 있다. 누가 양세종이 이성훈 연기를 할 때 그 앞에서 이성준의 대역 가이드 연기를, 이성준 연기를 할 때는 이성훈의 대역 가이드 연기를 해줬을 수도 있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만약 그렇다면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지만 블라인드 처리된 그 상대역을 누가 했는지도 궁금해진다. 상대역이 있었으면 그 사람도 최소 1인 2역을 소화한 것이고 양세종이 충분히 감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기 때문이다.

◇ 종방 후 이성훈을 살렸어야 한다는 의견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온 이유는?

시청자들 중에는 한 명을 살렸어야 한다면 이성훈을 살렸어야 한다는 의견이 의외로 많았다. 악의 대표주자처럼 보였던 이성훈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지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에서 이성훈은 끝까지 보호받지 못한 인물이다. 강해 보였지만 생존을 위한 발악이었다고 시청자들이 받아들였을 수 있다. 내가 이렇게 억척스러워진 것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 시청자들은 이성훈을 더욱 안쓰럽게 바라봤을 수도 있다.

양세종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양세종은 이성훈을 살렸을까? 아니면 이성준을 살렸을까? 그리고 끝까지 온 현재 누구에게 더 애착이 가고, 누구에게 더 측은지심을 느낄까? 우리가 느끼는 것과 양세종이 느끼는 것의 방향과 온도차는 확인하기보다는 ‘듀얼’의 여운으로 남겨도 될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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