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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귀신머리’(감독 김민석)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61)

발행일 : 2018-02-07 11:57:39

김민석 감독의 ‘귀신머리(Ghost Hair)’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머리를 감던 주인공(홍인아 분)은 거실에서 나는 엄마(김진옥 분)의 기괴한 신음소리에 밖을 나와 본다.

장편 공포영화의 예고편이나 트레일러 같은 느낌의 이 작품은 짧은 시간에 스토리텔링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공포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 앞뒤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귀신머리’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귀신머리’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귀신머리와 신음소리, 세 명의 여배우는 찍으면서도 무서웠을 수 있다

‘귀신머리’는 귀신머리와 신음소리가 전체적인 맥락을 이끌어간다. 소리 자체가 주는 공포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데, 어둠 속에서 시각적인 효과까지 가세하면 더욱더 강하게 전달된다.

남자배우 없이 여자배우들만으로 영화는 만들어졌는데, 공포스러운 장면을 찍는 순간도 그렇지만 리허설을 하고 그 공간에서 대기하는 동안 세 명의 여배우 홍인아, 김진옥, 권애리(귀신 역)는 스스로도 무섭고 상대 배우의 모습 자체가 무서웠을 수도 있다.

공포영화가 대부분 넓은 장소에서 시작해서 좁은 장소로 범위를 좁히며 무서움의 강도를 높이는데, ‘귀신머리’는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 집 안에서 바로 펼쳐지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 없이 공포감에 직면하게 된다.

◇ 심리적으로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상에서 늘 일어나던 상황이 갑자기 두렵고 공포스럽거나 혐오스럽게 느껴진 적이 있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주로 개인의 심리상태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 심리상태는 몸이 극도로 피곤해서 감당하기 힘들 때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스토리텔링의 자세한 설명보다는 공포감의 분위기 자체로 진행되는 ‘귀신머리’는 관객 각자의 과거 경험과 현재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느끼는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극도로 무딘 관객의 경우 무서워질 만하면 영화가 끝났을 수도 있다.

‘귀신머리’ 김민석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귀신머리’ 김민석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장편 공포영화의 예고편이나 트레일러 같은 느낌

‘귀신머리’는 관객을 오싹하게 만드는 시간에 집중해 만들어졌는데, 이 자체만으로 완결된 영화일 수도 있겠지만 장편 공포영화의 예고편이나 트레일러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그렇다면, 감독은 공포영화에서 전달한 정서와 상황을 효과적으로 어필했다고 볼 수 있는데, 공포영화는 기본적으로 영화이기 때문에 어떤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르의 특성상 공포감을 전달하는 방법과 강도 또한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귀신머리’의 엔딩크레딧이 오를 때 방심하던 관객은 공포영화의 마지막에서의 경험을 이 영화에서도 하게 될 수 있다. 감독이 장편 공포영화를 만들기 위해 선제적으로 만든 작품이 맞는다면, 마지막으로 여운이 길게 남도록 최종 어필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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