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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터널’(2)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자에 대한 직접 응징 가능성

발행일 : 2017-04-01 21:42:02

신용휘 연출, 이은미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터널’ 제2화는 2016년으로 이동한 박광호(최진혁 분)가 경위 김선재(윤현민 분)과 교수 겸 자문 신재이(이유영 분)를 만나는 에피소드가 특정장소에서 이뤄졌다.

제1화에서의 박광호 캐릭터 구축에 이어 제2화에서는 김선재 캐릭터와 신재이 캐릭터 구축이 이어졌는데, 신재이의 경우 범죄인의 심리를 이용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자에 대한 직접 응징 가능성이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시청자들은 알고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상황이 주는 재미

“그날 밤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세상이 갑자기 달라져버렸다”라고 박광호가 말한 것처럼 ‘터널’은 시청자들은 알고 있고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상황을 만들어, 시청자들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느낌으로써 마치 주도권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1986년의 박광호는 수성파출소에서 4년간 근무했던 강력반 10년차의 경사인데, 2016년의 박광호는 수성지구대에서 2년간 근무한 강력팀 신참 경장이다. 같은 인물이 타임 슬립을 통해 같은 이름이지만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최진혁의 외모와 막내 캐릭터가 불일치하는 것은 미스 매치처럼 느껴진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만약, 2016년의 박광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강력1팀 막내였던 송민하(강기영 분)가 “막내가 나이는 엄청 많아 보인다”, “막내인데 내가 반말하면 안 될거 같은 분위기이다”, 혹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엄청 노안이다”라는 등의 대사를 했으면 시청자들은 거부감을 줄이고 더욱 감정이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성식(조희봉 분)이 화양지구대에 박광호에 대한 기록을 문의했을 때, 박광호의 이전 사진이 모두 없어졌다는 설정은 그나마 시청자들이 개연성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시간 이동 작품을 많이 보고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실제로 시간 이동을 경험한다고 했을 때도 어쩌면 잘 적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처음에 혼란스럽고 받아들였을 때 안정감을 찾은 박광호와는 달리, 시간 이동한 우리나라 시청자는 처음에는 신기하다가 받아들였을 때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

◇ 중요 장소와 인물이 매치돼 동시에 전개되다

‘터널’ 제2화는 김선재 캐릭터와 신재이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중요 장소와 매치해 전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박광호는 김선재와 경찰서 강력팀에서 처음 만났다. 강력팀에는 다른 사람은 없이 박광호와 김선재만 있었으며, 이는 두 사람만의 오해를 만드는 개연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는 원활하게 팀워크를 만들지 못하는 김선재의 독립 행동 경향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박광호와 신재이는 기도원에서 택시를 타고 내리면서 만나게 됐는데, 박광호가 내지 않은 택시비를 신재이가 자신이 내겠다고 빨리 출발하자고 하는 모습을 통해 택시비보다 자신의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캐릭터를 보여줬고, 기도원을 빨리 빠져나가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뒷부분에 알려줌으로써 암시의 기능을 하기도 했다.

김선재와 신재이가 각각 박광호와 만난 장소는 추후 캐릭터 확정과 사건 전개에 중요한 암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 이동 개념이 포함된 ‘터널’은 시간의 격차를 두고 1인 2역을 맡은 배우들이 많은데, 양주호의 경우 1986년에는 오기자로, 2016년에는 택시기사로 등장하는데 두 캐릭터의 공통점이 있다. 이런 점들 또한 암시의 기능을 할 것인지는 방송이 진행되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같은 장소를 지나갔는데 만나지 못하다, 공간에 시간의 개념이 더해져 차원을 높이다

‘터널’ 제2화에서는 터널 안에서 박광호와 그의 아내 신연숙(이시아 분)이 만나지 못하고 지나치는 장면을 통해 안타까움을 전달했다. 이 교차장면은 공간에 시간 개념을 포함해 차원의 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당구장에서의 움직이는 두 공의 경로에 교차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차점을 지나는 시각이 일치하지 않으면 공이 부딪히지 않는다. 같은 카페에 갔다고 하더라도 같은 시각에 가지 않았다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에서도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박광호가 시간 이동했다는 점과 더불어 같은 공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또한 시청하는 재미를 높여줄 것이다.

◇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자에 대한 직접 응징 가능성

‘터널’ 제2화는 신재이가 기도원에서 범인을 만난 후 범인이 자살한 사건을 포함하고 있다. 자살이 명확하지만, 신재이가 자살하도록 심리적으로 범인을 조정했다는 점이 강력하게 암시되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신재이는 자신이 프로파일러가 아니라 심리학자라고 명백한 자기 포지션을 알려주는데, ‘터널’에서 신재이는 강력팀을 돕는 자문 역할과 동시에 범죄 심리를 이용해 직접 응징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졌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신재이 캐릭터의 이러한 점은 ‘터널’이 ‘시그널’이나 ‘보이스’와는 결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것을, 기본적인 정신세계에 또 다른 면이 공존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실제 이 암시가 제대로 펼쳐질 경우 ‘터널’은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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