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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터널’(7) 같은 편끼리의 심리 싸움, 시청자들은 더욱 흥미롭다

발행일 : 2017-04-16 13:33:50

신용휘 연출, 이은미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터널’ 제7화에서는 88 박광호(차학연(엔) 분)의 사고 장면이 이전 방송보다 더욱 자세하게 펼쳐졌다. 88 박광호와 58 박광호(최진혁 분)의 만남 장면은 반복 방송을 통해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했다.

‘터널’에서 형사와 범죄자들 간의 심리 싸움이 아닌, 같은 편끼리의 심리 싸움은 같은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터널’이 프로파일링보다는 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런 시야는 경쟁을 통한 협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58 박광호와 88 박광호의 만남, 반복해서 시청하며 알게 된 차학연(엔)의 표정연기

‘터널’은 첫방부터 58 박광호와 88 박광호의 만남을 보여줬다.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같은 장면이 반복되면서 차학연의 표정 또한 반복해 보게 된다는 점은 중요했다. 최진혁의 경우 다른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계속 볼 수 있었지만, 차학연은 그 장면에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반복해서 볼 때 보이는 면에 시청자들은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같은 장면 반복 시청을 통해 보면 차학연의 표정이 디테일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쫓기는 장면과 시체로 누워있는 장면에서 차학연의 몰입된 표정의 디테일을 한 번 지나치면서 볼 때 모두 알기는 쉽지 않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제7화에서는 이전 방송과는 달리 차학연의 감춰졌던 모습을 더욱 길게 볼 수 있었는데, 부분이 아닌 이어진 시퀀스는 차학연의 감정선이 어땠는지 더욱 실감 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그 이전 방송이 극장판 영화였다면, 제7화 초반 차학연이 등장한 부분은 감독판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른 각도에서 더욱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기에 이전 장면을 봤을 때의 느낌을 소급해 받아들일 수도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사이다 전개! 김선재가 88 박광호의 실체를 파악하다

‘터널’ 제7화에서는 김선재(윤현민 분)가 88 박광호의 실체를 파악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만약 이 에피소드가 드라마 전체의 중간을 넘긴 후에 펼쳐졌으면 다소 지루해졌을 수도 있다. 시청자들에게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지루함에 지치기 전에 사건을 진행한 선택이 돋보인다.

전성식(조희봉 분)이 58 박광호를 알아본 후 전성식과 58 박광호, 시청자들만 아는 비밀을 유지했다가, 그 비밀이 더 이상 흥미롭지 않을 때쯤 됐을 때 김선재를 그 비밀에 합류시켰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국과수 부검의 목진우(김민상 분)에게 김선재가 88 박광호의 존재와 사인에 대해 “교수님과 저만 알고 있는 비밀”이라고 말한 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중요하다. ‘터널’은 특정 등장인물들 간의 비밀을 다른 등장인물들은 모르게 하면서 시청자들과 공유해 시청자들이 우월적인 느낌을 가지고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든다.

◇ 같은 편끼리의 심리 싸움, 시청자들은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터널’은 범죄 드라마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범죄를 쫓는 사람 간의 심리 싸움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터널’에서 신재이(이유영 분)를 범죄 프로파일러가 아닌 심리학자로 특정해 설정한 것처럼, 범죄를 쫓는 같은 편끼리의 심리 싸움은 시청자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김선재와 58 박광호와의 심리전은 형사와 범인 못지않은 밀도 높은 신경전을 보여줬는데, 신재이와 김선재의 심리전, 신재이와 58 박광호와의 심리전을 통해 ‘터널’이 다양한 각도로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을 표현하는 점은 무척 놀랍다. 58 박광호와 김선재가 서로 반말을 한다는 것도 심리전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더욱 흥미롭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김선재는 범죄자의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 신재이는 범죄자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한다는 점 또한 ‘터널’을 보는 다양한 재미를 높인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형사와 범죄자, 악과 선의 심리 싸움이 아닌, 남녀가 사랑하면서 겪는 심리 싸움도 아닌, 같은 목적을 가지고 다른 시야와 방법을 가진 사람들 간의 심리 싸움은 ‘터널’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서도 무척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시청자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시야는 ‘터널’이 가진 철학이 선과 악의 이분법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는 ‘터널’이 갈등을 격발하고 확산할 때 얼마나 디테일한 재미를 줄 것인지 기대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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