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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터널’(5) 하루 종일 빗소리가 들린다

발행일 : 2017-04-09 15:37:23

OCN 토일드라마 ‘터널’ 제5화는 다시 시작된 살인 사건을 담고 있는데, 방송 내내 빗소리와 함께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단순히 비가 왔다는 것을 알려주려면 실내 장면이나 회상 장면에서는 빗소리가 멈춰야 하는데 장소와 상황이 바뀌어도 빗소리는 계속됐다.

마치 드라마 속에서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비 오는 날 창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처럼 생각될 정도 계속된 빗소리는 ‘터널’이 한 곳에 집중할 때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이번 방송의 빗소리는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터널’을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방송의 거의 마지막까지 지속된 빗소리

‘터널’ 제5화는 마지막에 범인이 확인될 때까지 빗소리가 지속됐다. 반복된 빗소리는 후크송처럼 중독성을 줬는데, 빗소리가 주는 음향효과는 심장의 박동소리 같기도 했고 타악기적인 느낌도 줬다.

실내 장면에서도 빗소리가 멈추지 않았는데, 마치 빗속에 들어있는 느낌이 들었고 머리까지 젖은 이유영(신재이 역)의 모습은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에게 같은 감정선 유지하게 만들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회상 장면에서도 빗소리는 이어졌는데, 빗소리 때문에 더욱 집중해 대화를 듣게 만들기도 했다. ‘터널’ 제5화에서는 왜 5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빗소리를 지속했을까?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지속한 빗소리는 ‘터널’이 하나에 집중했을 때 얼마나 집요하게 파고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 직접 복수와 법의 심판을 오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다

‘터널’ 제5화에는 직접 복수에 대한 연민과 간접적인 동의가 들어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제2화에서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스스로 자신에게 벌을 주도록 이유영이 유도하고 방조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번 방송에서는 스스로 상해를 가하려는 범인을 막기 위해 칼을 맨손으로 잡아 깊은 상처를 입는 이유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이 제2화에서 법이 아닌 직접 응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제5화에서는 법의 응징을 죄인이 피하는 것 자체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줬다. 제2화와 제5화에서 이유영의 선택을 종합하면, 이유영은 심판자와 응징자로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려고 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윤현민(김선재 역)이 형사가 된 이유와 명분 또한 복수심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형사로서의 사명감만이 아닌 개인적인 복수심을 윤현민이 가졌다는 것은, 직접 결정해 응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이유영의 모습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에서는 이유영과 윤현민이 그들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사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데, 만약 드라마 속에서 그들이 사귀게 된다면 그들의 만남이 단순한 애정의 면이 아닌 직접 응징에 대해 소통하는 창구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계속된 빗소리와 직접 응징 가능성은 추후 ‘터널’이 질주할 때 걷잡을 수 없이 강렬한 속도와 방향성을 가질 수 있는 개연성을 만들고 있다. 이유영과 윤현민이 가진 트라우마가 치유를 통해 해소될지 더욱 확대해 폭발함으로써 해소될지 궁금해진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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