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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터널’(8) 전반부 마무리, 후반부 도약을 위한 공조

발행일 : 2017-04-22 07:51:38

신용휘 연출, 이은미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터널’ 제8화에서 그간 서로를 의심하던 김선재(윤현민 분)와 58 박광호(최진혁 분)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대립했던 사이에서 협력하는 사이로 변화했고, 신재이(이유영 분) 또한 김선재, 58 박광호와 협력적 관계를 이룰 것임을 보여줬다.

‘터널’은 총 16화 중 제8화까지 진행돼 전반부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서로를 몰랐기 때문에 생긴 갈등과 긴장감을 더 이상 끌지 않고 모두 마무리했고, 그것에 머물지 않고 58 박광호가 김선재, 신재이와 다시 만난 이유를 펼쳐 드라마 후반부에 확실한 선악의 대비를 통해 사이다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줬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서로 대립하면서 공조하던 사람들이 비밀을 공유하게 됨

‘터널’ 제8화에서는 30년 전 연쇄살인사건의 네 번째 피해자 아들이 김선재라는 것이 밝혀지며 김선재와 58 박광호의 과거 인연이 알려졌고, 제7화부터 강하게 암시됐던 신재이가 58 박광호의 딸일 것이라는 추측에 더욱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제7화에서 58 박광호가 사가지고 온 만두를 먹지 않은 신재이는 스스로 만두를 사 먹으로 갔고, 제8화에서는 58 박광호의 부인인 신연숙(이시아 분)이 준 호루라기를 신재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58 박광호와 신재이의 관계를 거의 확실하게 추측할 수 있게 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기존에 숨기고 있던 것을 더 이상 끌지 않고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이 알게 만들어, 피로감이 쌓이지 않도록 하며 새로운 관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터널’이 드라마 초반에 만들어진 의구심을 모두 해소하며 후반부에 새로운 동력을 장착한 것은, 드라마 ‘도깨비’에서와 비슷한 구도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드라마 초반 방송에 세팅한 것을 종방까지 끌고 가지 않고 전반부에 마무리하면서, 후반부에 새로운 방향성을 탐색하는 것은 큰 흐름에서의 큰 반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이런 흐름을 파악하고 드라마를 본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현재에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다시 고찰하게 만든다

‘터널’에서 58 박광호가 시간 이동해 2016년으로 오면서 달라진 사회의 모습에 놀란다. 제7화에서 58 박광호는 노래방에 대해 “노래 불러주고 돈 받는 데인가?”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 흥미로운 질문을 했는데, 단순히 코믹한 멘트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당연한 듯한 현재의 상황에 대해 하나씩 생각하게 만드는 ‘터널’은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난 후에 기록적 가치를 가진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다. 핸드폰이 없던 때 공중전화를 걸기 위해 동전을 가지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사는 어른들도 꽤 많을 것이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시간이 지난 현재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30년 전에는 절대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해 ‘터널’의 사건을 고찰해 볼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르고 30년 지났고, 범죄 피해를 당하고 범인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30년을 보냈고, 범인을 잡지 못한 채 30년을 보내기도 한 것이다.

◇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한 작품에 기본적으로 열광하는 이유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 기본적으로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간 이동은 판타지를 준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지난날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도 있고, 현재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미래에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개연성을 마음속으로 가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그렇다면, 그냥 과거의 이야기나 미래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에도 모두 기본적으로 열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 각광받는 이유는 그 모든 것의 시작이 현재이기 때문이다. 즉,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감정이입하기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 이동 작품이 늘어나면서 신선도가 떨어진 것도 부인할 수가 없다. 시간 이동이 감정이입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스토리의 촘촘함, 디테일의 개연성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신선도를 다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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