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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서울독립영화제(17) ‘대리 드라이버’ 더 듣고 싶은 재미있는 이야기

발행일 : 2017-11-16 14:42:48

백승환 감독의 ‘대리 드라이버’는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서울독립영화제2017, SIFF2017) 본선경쟁 부문의 월드프리미어(World Premiere) 단편 영화이다. 거듭되는 영업 자리, 금요일 밤 술자리를 마친 문차장(문종원 분)과 윤과장(조달환 분)은 대리 드라이버(정형석 분)를 불러 차를 탄다.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직시와 풍자, 이야기의 전환과 반전의 시간을 연결하는 디테일, 유쾌한 단편 영화가 주는 지속적인 웃음, 때로는 뮤지컬 영화 같은 음악과 영상미는 ‘대리 드라이버’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게 만든다.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왕년에 잘 나갔다는 기억으로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 학연과 지연이 주는 폐해와 친근함

‘대리 드라이버’에서 대리 기사는 해박한 지식과 놀라운 외국어 능력, 스펙을 겸비해 미스터리 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왕년에 잘 나갔다는 기억으로 버티며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와 우리 주변의 모습일 수 있다.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학연과 지연이 주는 폐해와 친근함의 양면성을 조화롭게 펼쳐 재미를 높였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대리 드라이버와 택시 드라이버(김종구 분)의 이야기 중첩 및 반복은 지금까지 펼쳐진 이야기가 특정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든다.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계속 웃을 수 있다. 이야기의 전환과 반전의 시간을 연결하는 디테일

‘대리 드라이버’는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주제를 바꾸는 연결의 디테일이 돋보이는데, 영화 보는 내내 결론이 어떻게 날까 무척 궁금해진다.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구성이 정말 촘촘한 영화는 단편일지라도 지속적인 웃음을 줄 수 있는데, ‘대리 드라이버’는 웃고 흘려보낸다기보다는 여운이 남는 웃음을 주는 스토리텔링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뮤지컬 영화 같은 음악과 영상미, 장편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이야기

‘대리 드라이버’는 음악과 영상이 뛰어난 작품이다. 여러 번 톤을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영화인데, 보통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카멜레온과 같은 변신을 보여준다면, 이 영화는 영화 자체가 내용과 스타일의 변신을 보여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대리 드라이버’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뮤지컬 영화 같은 면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시간도 여운을 느끼며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 술집을 운영하는 이사장(이지현 분)의 등장이 문차장에게 다른 변화를 줄 것 같이 보이다가도 음악으로 연결되도록 만든 점은, 감독의 재치를 느끼게 만드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대리 드라이버’는 장편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앞뒤의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장편을 염두에 두고 만든 시나리오에서 발췌해 단편 영화로 만든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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