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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엄마와 포포와 나’(감독 류동길)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50)

발행일 : 2018-02-05 21:02:50

류동길 감독의 ‘엄마와 포포와 나(Mom, Popo And me)’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정석(류성록 분)과 미숙(강애심 분) 사이에 포포가 들어온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에 계속 도전하는 정석과 열심히 일을 하는 정석의 엄마 미숙, 그리고 계속 움직이는 포포 사이에는 공통점도 있고, 정석과 포포 사이에는 흥미로운 경쟁관계도 존재한다.

‘엄마와 포포와 나’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엄마와 포포와 나’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포포는 정석의 존재감을 위협하는 존재이자, 정석의 존재감에 자극을 가하는 존재이다

만화를 그리는 정석은 원하는 대로 성과가 나오지 않자 할 만큼 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꿈을 접어야 하는지 마는지 고민하는 정석은 만화의 세계에서 스스로 존재감을 위협하고 있다.

정석이 엄마에게 역할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대표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집 청소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포는 정석의 존재감에 기본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존재이다.

그렇지만, 포포는 정석이 무엇을 반복해 왔고 무엇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 깨닫게 하는 자극제의 역할도 한다.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지만 정석 혼자만 느끼고 있는 포포와의 경쟁관계를 통해 정석이 다시 움직일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 실사 영화 속 애니메이션, 정석의 내면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다

‘엄마와 포포와 나’에서 정석의 꿈은 만화가가 되는 것인데, 정석은 잘 때 꿈을 애니메이션으로 꾼다는 점이 흥미롭다. 실제로 꿈을 애니메이션으로 꾸는 게 아니라, 꿈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정석의 내면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다.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아티스트의 모습을 정석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데, 어쩌면 감독의 실제 모습일 수도 있다.

꿈도 좋지만 이젠 먹고 살 일을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할 수도 있는 엄마는 아들의 꿈을 응원한다.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이 시대의 많은 도전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주변에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아들의 꿈을 엄마가 밀어주는 것은, 아들의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엄마 또한 아직도 무언가를 꿈꾸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자기의 꿈을 접은 것에 대해 아직도 많이 안타까워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엄마와 포포와 나’ 류동길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엄마와 포포와 나’ 류동길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정석에게 자극을 준 포포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엄마와 포포와 나’에서 포포가 주는 상징적인 의미와 이미지는 무엇일까? 견고하던 엄마와 나 사이에 들어온 존재이고, 그렇다고 엄마와 나의 관계를 훼손하게 만드는 존재는 아니다.

포포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자리를 이탈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움직인다. 할 만큼 했다고 멈추지도 않으며, 더 열심히 한다고 오버페이스를 하지도 않는다.

실제로 감독은 포포와 같은 존재로부터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을 수도 있다. 이 시대 청춘의 모습으로 대변되는 정석은 감독의 마음이 투영된 대상일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류동길 감독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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