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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1-2) 훔쳐보는 사람을 훔쳐보기! 조조의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결핍!

발행일 : 2019-08-26 08:07:37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제1회는 훔쳐보는 사람을 훔쳐보는 모습을 통해, 다른 상황에 있는 조조(김소현 분), 혜영(정가람 분), 선오(송강 분), 세 사람의 정서적인 공감대를 만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1회부터 제8회까지 동시에 공개됐지만, 본지는 이번 회차까지만 관람한 것을 전제로 연속된 리뷰를 공유할 예정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 훔쳐보는 사람을 훔쳐보기! 다른 상황에 있는 세 사람을 엮는 정서적인 공감대 형성법!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울리는 ‘좋알람’은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상대방의 마음이 어떤지 내게 잘 와닿지 않는다는 가정을 전제로 만들어진 어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면 울리는>은 기본적으로 내 감정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더 집중하는 소심함이 깔려있다. 이 소심함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측면도 있지만, 상대방에 대해 세심하게 관찰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제1회는 훔쳐보는 사람을 훔쳐보는 모습을 담았다. 조조의 모습을 몰래 훔쳐보는 혜영을, 차로 따라가며 선오는 몰래 응시한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현실에서 각자의 나도 나 스스로는 모른 채 하는 행동일 수 있다.
 
조조의 모습을 혜영이 보고, 그런 혜영의 모습을 조조의 모습과 함께 선오가 본 것인데, 선오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본다. 시청자들 또한 은밀하게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가정하면, 최종적으로 훔쳐보는 사람은 시청자인 것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그러는 와중에 조조와 선오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마치 들킨 듯 선오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몰입해 감정이입한 시청자들 또한 선오와 함께 놀랐을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상황을 연쇄적으로 연결하는 통로를 만든 후, 그 통로로 감정을 전달한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사항이지만, 디테일을 느끼는 관객에게는 놀라운 연출로 다가올 것이다.
 
조조와 혜영, 선오를 차례로 엮는 절묘한 연출은 흥미롭다. 조조와 혜영은 같은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혜영과 선오는 친구이다. 조조와 선오는 처음 만나게 된 것인데, 개연성과 신선함을 모두 주는 관계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세 사람이 다른 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도 엮일 수 있도록 정서적인 공감대를 만드는 방법은 주목된다. “집에 가기 싫어? 나도 집에 가기 싫은데”라고 선오는 조조에게 말한다.
 
전혀 다른 배경과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의 단편적 마음이 같다는 것만으로 공감대를 찾은 것이다. 작은 연결고리가 어떤 큰 파장과 파동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잘살아도 쪽팔려서 집 이야기하기 싫은 선오와 더 기본적인 결핍을 가진 조조의 상황이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찾아낸 작은 연결고리는,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을 예상할 수 있는 큰 복선일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 조조의 결핍!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결핍!
 
<좋아하면 울리는> 제1회에서 조조는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하고, 급식을 신청하지 않는다. 조조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결핍은, 학생이기 때문에 현재로는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결핍이다.
 
조조에게는 다른 결핍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는 경제적인 결핍이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현저하게 줄어든다. 선택과 기회만 위축되는 게 아니라, 마음과 사람도 위축된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제1회의 부제는 ‘천둥이 울리기 전, 번개가 먼저 치는 것처럼’이다. 조조의 마음이 움직이기 전 행동이 먼저 이뤄진 것을, 천둥이 울리기 전 번개가 먼저 치는 것으로 비유한 것인데, 어쩌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은 게 아니라 움직인 내 마음을 나 스스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 티가 나는 자신의 마음을 정작 조조 앞에서는 감추려고 하는 혜영은 좋아하면서도 용기 내지 못한다. 혜영이 선오처럼 잘살았으면, 어쩌면 선오보다 먼저 혜영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했을 수도 있다. 결핍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그들의 성장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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