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제4회의 부제는 ‘세상에서 가장 큰 위로, 내 편이 있다는 것’이다. 김조조(김소현 분)는 황선오(송강 분)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모진 말과 따가운 시선을 받는 조조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어 선오는 불안하다. 선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은 조조는, 선오에게 직접 위로받지 않아도 선오라는 대상 자체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선오가 잘생기고 가진 게 많아 ‘선오파’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좋아하면 울리는> 제4회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 선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은 조조! 직접 위로받지 않아도, 선오라는 대상 자체가 조조에게 위로가 되기 시작한다!
<좋아하면 울리는> 제4회에서 조조는 "선오 착하다. 왜 그렇게 착해? 내 마음 아프게"라고 말하며 선오를 쓰담쓰담 한다. 조조가 선오에게 적극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착한 모습과 마음을 선오에게 투영해 쓰담쓰담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조조는 선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은 것이다.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쓰담쓰담은 선오를 향한 위로임과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라고 볼 수 있다. 선오를 쓰다듬었지만, 자기 자신을 쓰다듬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오에게 직접 위로받지 않아도, 선오의 모습, 선오의 마음으로 인해 위로받는 것이다. 선오라는 대상 자체가 조조에게 위로가 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식적으로는, 의식의 측면에서는 모를 수도 있는데, 조조는 스스로 치유의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대상을 통해 치유의 길을 찾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조와 선오가 친해진다는 것은 애정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조조가 자아를 찾아간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 세상에서 가장 큰 위로, 내 편이 있다는 것
이번 회는 특히 부제의 의미가 중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위로, 내 편이 있다는 것’은 문구 자체만으로도 눈물이 나게 만든다. 세상에 내가 원하는 내 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부제만으로도 마음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제4회에서 내 편은 선오를 지칭하지만, 이혜영(정가람 분) 또한 그 의미 안에 내포돼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조조의 마음에 혜영이 들어오는 시간이 있을 것인데, 그때는 혜영이 내 편이라고 조조가 느낄 때일 수 있다.
◇ 사건 트라우마가 대인관계 트라우마로 연결된 공통점을 가진, 조조와 선오
<좋아하면 울리는> 제4회는 트라우마 또한 선오와 조조의 공통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정한 사건에 의해 발생한 ‘쇼크 트라우마(shock trauma), 사건 트라우마(incident trauma)’를 선오와 조조는 각각 가지고 있는데, 이는 각각 선오와 조조의 ‘대인관계 트라우마(interpersonal trauma)’로 연결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안하다고 절대 말하지 않는 선오의 엄마를 보면서 선오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조조의 이모도 마찬가지이다.
교통사고 등 충격적인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사건 트라우마보다, 내가 직접적으로 관여된 지속적인 관계성 속에서 발생하는 대인관계 트라우마가 더 위험하고 해결하기 어렵다. 사건 트라우마는 사건에서 빠져나오면 상대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대인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인관계 트라우마가 있을 경우 지속적인 트라우마 치유를 받아야 하지만, 사건 트라우마의 경우 한의원에 가서 빨리 침을 맞는 게 효과적이라고 농담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사건 트라우마는 상대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사건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은 그 사건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고 그런 시간이 지속되면서 대인관계 트라우마까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조조와 선오의 공통점은 어릴 적 사건 트라우마로 인해, 가족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대인관계 트라우마를 겪는다는 것이다. 조조와 선오가 서로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은 이유 또한 아직 해결되지 않은 트라우마를 각각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애정 드라마이면서, 성장 드라마이자 치유 드라마이다. ‘성장’과 ‘치유’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조조, 선오, 혜영을 비롯한 사람이 더 많이 보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