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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7) ‘쓰담쓰담’과 ‘캔 커피’에서 살펴보는 김조조, 황선오, 이혜영의 마음

발행일 : 2019-09-06 10:12:54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제7회의 부제는 ‘숨겨두고 참아왔던 말, 너에게만 할 수 있는 말’이다. 제6회에서 이혜영(정가람 분)이 김조조(김소현 분)에게 캔 커피를 건넸다면, 제7회에서는 김조조가 이혜영에게 캔 커피를 건넸다. 제4회에서 김조조가 황선오(송강 분)를 쓰담쓰담 했다면, 제5회에서는 황선오가 김조조를 쓰담쓰담 했다는 점과 닮아 보인다.
 
‘쓰담쓰담’과 ‘캔 커피’를 통해 누가 먼저 마음을 전달했는지의 디테일을 살펴보면,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에서의 스토리텔링과 정서가 어떻게 흘러갈지 추측할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 숨기고 싶은 순간에 나타난 남자! 그 사람만은 몰랐으면 했던 것들!
 
<좋아하면 울리는>은 감추고 싶은 순간에 나타난 남자로 인한 ‘심쿵’ 타이밍을 잘 살리고 있다. 이때 심쿵은 설렘과 창피함의 양가감정(兩價感情, ambivalence)을 모두 포함한다.

양가감정은 두 가지 상호 대립되거나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이다.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조조의 양가감정은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알려주면서 스토리텔링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만든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숨기고 싶은 순간에 내 눈앞에 나타난 남자가 예전에는 선오였는데 제7회에서는 혜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사람만은 몰랐으면 했던 것들을 그 사람이 알게 됐을 때 나의 심정은 어떤지에 대해 <좋아하면 울리는>은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는 내가 창피한가 아닌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일 수 있다.
 
◇ 참았던 것을 말할 때 시원함! 그 시원함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람의 소중함!
 
<좋아하면 울리는> 제7회는 참았던 것을 말할 때 시원함을 정말 시원하게 보여줬다. 다리 위에서 강을 바라보며,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외침으로써 마음의 응어리를 털어내는 조조와 혜영의 모습에 대리만족한 시청자도 많을 것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조조는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 외치고, 혜영은 “김조조”라고 세 번 외쳤다. 혜영의 마음속 응어리는 표현하지 못한 마음, 전하지 못했던 고백이었던 것이다. 더 직접적인 많은 말로 다 풀어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돌리지도 않은 절묘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 캔 커피의 의미
 
<좋아하면 울리는> 제7회에서 혜영은 “조조야!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 더 고민해 볼게. 뭘 하면 니가 행복해질지”라고 조조에게 말했다. 혜영은 조조를 바라볼 때 조조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며 살 수밖에 없었던 조조에게, 혜영은 조조 본인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려주려 하고, 그 주인공이 행복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전달한다.
 
혜영이 조조에게 마음을 전할 때의 진심과 용기, 타이밍은 인상적이다. 혜영은 다가감과 기다림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유지한다기보다는 두려움과 주저함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에 공감하는 시청자도 많을 것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제6회에서 혜영이 조조에게 캔 커피를 건넸다면, 제7회에서는 조조가 혜영에게 캔 커피를 건넸다. 제4회에서 조조가 선오를 쓰담쓰담 했다면, 제5회에서는 선오가 조조를 쓰담쓰담 했다는 점과 연결해 바라볼 수 있다.
 
조조와 선오의 관계는 조조와 혜영의 관계에 앞서 있다. 쓰담쓰담은 조조가 먼저 했고 선오가 따라갔는데, 캔 커피는 혜영이 먼저 건넸고 조조 또한 같은 행동을 이어갔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누가 먼저 한 행동인지는, 누가 먼저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의 문을 열었는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제7회는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마음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알려줬다.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내 행복을 대신 고민해주는 사람”이라는 조조의 내레이션은 현실에서도 같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캔 커피는 아날로그 감성을 의미할 수 있는데, 마음까지 디지털로 확인하고 전달하는 ‘좋알람’ 앱이 주는 직접적인 정서와 대비될 수 있다. 원작 웹툰의 천계영 작가와 드라마로 만든 이나정 연출, 이아연, 서보라 작가는 정서가 한쪽으로 너무 쏠리지 않고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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