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제3회의 부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 기적 같은 일’이다. 제2회에서 선오(송강 분)의 행동이 드러났다면, 제3회에서는 그런 행동에 감춰졌던 마음과 배려, 용기가 드러났다.
제2회가 배려심 많은 혜영(정가람 분)을 응원하는 ‘혜영파’의 시간이었다면, 제3회는 감정에 솔직한 선오를 응원하는 ‘선오파’가 급부상한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조조(김소현 분)가 누구를 선택할지도 궁금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선택을 하게 될지, 그 과정에서 세 사람은 어떻게 치유를 받으며 성장할지도 기대가 된다.
◇ 제2회에서 선오의 행동이 드러났다면, 제3회에서는 선오의 마음과 배려, 용기가 드러났다
<좋아하면 울리는> 제2회에서 선오의 행동이 드러났다면, 제3회에서는 선오의 마음과 배려, 용기가 드러났다. 회차별로 다른 날에 방송되는 일반적인 드라마와는 달리, 동시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기 때문에 제2회와 제3회를 연이어 본 시청자들은 연결된 감정선상에서 더욱 명확하게 느꼈을 것이다.
외적으로 보이는 당당함이 거만함 또는 자만심으로 착각할 수도 있도록 만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한 설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 선오가 있었으면 우리 또한 선오를 그렇게 봤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제2회가 배려심 많은 혜영을 응원하는 ‘혜영파’의 시간이었다면, 제3회는 감정에 솔직한 선오를 응원하는 ‘선오파’가 급부상한 시간
천계영 작가의 웹툰 원작을 관람하지 않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좋아하면 울리는>을 처음 본 시청자가 제2회까지 봤을 경우, 당연히 ‘혜영파’가 돼야 한다고 느끼면서 혹시 ‘선오파’는 외모를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제3회에 드러난 선오의 마음과 배려, 용기를 보면, 선오가 가진 가장 큰 매력, 조조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핵심적 매력은, 잘생긴 외모와 집안의 경제력이 아닌 감정에 솔직하고 그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제2회가 배려심 많은 혜영을 응원하는 ‘혜영파’의 시간이었다면, 제3회는 감정에 솔직한 선오를 응원하는 ‘선오파’가 급부상한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선오파가 처음 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제2회에서 혜영파가 된 사람도 선오의 매력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제2회까지만 보면 혜영이 당연히 더 좋은 남자친구라고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제3회를 보면, 외적인 매력 이상의 훨씬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선오에게 끌릴 수 있고 선오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수긍하게 된다.
선오의 순수함과 진실성, 솔직함은 있는 그대로의 조조를 받아들인다. 경제적 결핍을 포함해 조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혜영도 똑같다. 두 남자 모두 매력적인 이유, 두 남자 모두에게 조조가 끌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내가 아는 방식, 내가 느낀 경험으로만 친구를, 사람을 판단해도 되는가?
<좋아하면 울리는> 제2회에서 조조의 단짝이자 베프였던 장고(지헤라 분)는, 조조가 학원에 다니지 않는데 다닌다고 거짓말했다고 마음이 상했다고 말한다. 자신을 진정한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인한 서운함을 드러내는데, 그간의 질투가 서운함으로 표현됐다고 볼 수 있다.
조조의 남자친구였던 일식(신승호 분)을 좋아하는 사람은 장고로 추정되는데, 만약 그렇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헤어지려고 하는 친구에게 미움을 발산한 것이다. 좋아해야지 왜 미움을 발산하는지 궁금해질 수도 있는데, 자신은 사귀지도 못하는 사람과 사귀기도 하고 헤어지겠다고 먼저 마음먹는 모습을 보며 심한 질투심을 느꼈을 수도 있다.
장고는 자신의 짧은 경험과 이해심 부족, 사랑과 질투의 마음으로 인해, 돈이 없어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조조의 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자존심이 구겨져 해명도 못하는 조조의 마음은 어땠을까?
<좋아하면 울리는>은 초반에 조조의 시련을 많이 보여줘 시청자들이 공감하게 만듦으로써, 조조가 잘되기를 바라는 응원을 하게 만든다. 혜영파, 선오파에 상관없이 조조를 응원하는 조조파가 되도록 만든다는 점은 정말 훌륭한 설정이자 멋지고 디테일한 스토리텔링이다.
후에 조조가 지금과는 비교가 될 수 없는 사랑을 받게 됐을 때도, 충분히 아파했으니까 이제 행복해져도 된다고 시청자들은 조조를 응원하게 될 수 있고, 조조에게 감정이입한 사람은 대리만족과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제3회까지 시청했는데,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